소공점은 국내 유통업계 1위 매장
사실상 사업자 바뀔 가능성 '제로'
나머지 두 곳 특허 두고 4개 기업 경쟁나서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연말 특허가 종료되는 시내면세점 사업권의 새 주인이 이번 주말 결정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이번 입찰전은 사실상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 두 곳을 대상으로 한 쟁탈전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유통업계를 통틀어 매출 1위 매장인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은 '난공불락(難攻不落)' 이라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10일 관세청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특허 만료일은 12월22일로 오는 13~14일 진행되는 심사결과에 따라 사업자가 선정, 발표된다. 업계에서는 소공점 사업권은 롯데면세점이 무난히 되돌려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롯데를 대체할 수 있는 사업자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979년 개장해 국내 면세시장을 선점하며 개척한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올해 1~10월 매출액은 1조7600억원(잠정치)으로, 지난해부터는 롯데백화점이 줄곧 차지하던 '유통업계 매출 1위 점포' 자리도 빼앗았다. 백화점 본점 건물의 9층 절반과 10층, 11층에 입주한 면세점이 면적기준 4.6배 크기의 백화점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있는 셈이다.
오랜 업력에 따른 브랜드 관리 및 관광업계와의 연계영업 노하우, 위치상(명동)의 이점 등으로 미뤄봤을 때 당분간 롯데면세점 본점을 대체할 수 있는 매장 또는 사업자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소공점의 특허를 타 업체에 줬을 경우 초기 실적이 급격히 줄어들 뿐만 아니라, 소공점이 적극적으로 유치했던 해외 관광객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은 상황이 다르다.
월드점의 지난해 매출은 4820억원으로 매장규모(3330평)를 따져봤을 때 평당 매출이 1억4000만원 정도. 이는 같은 기간 워커힐면세점의 평당 매출(2억4000만원)을 크게 밑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평당매출은 6억원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특허 만료기간이 소공점과 맞닿아있어 동시에 입찰이 진행, 높은 시장점유율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월드타워점 수성여부를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따로 입찰이 진행됐다면 여론이 달랐겠지만, 한꺼번에 진행되는 바람에 '둘 중 하나는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커힐 역시 전체 매출(지난해 기준, 2929억원)규모가 작은 편이고,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 역시 업계에서 워커힐의 수성여부를 쉽게 전망하지 못하는 이유다. SK가 워커힐 수성에만 주력하지 않고, 롯데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입찰에 동시에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서 매물은 사실은 롯데 월드타워와 SK 워커힐 두 개"라면서 "롯데, SK, 신세계, 두산이 두 개의 사업권을 가지고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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