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뉴욕주 검찰이 미국 최대 정유업체인 엑손모빌이 기후변화 위험을 축소하거나 은폐했는지에 대해 전면 수사에 들어갔다. 이번 수사는 에너지 관련 기업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온라인판을 통해 뉴욕검찰 당국이 에릭 슈나이더 주 검찰총장의 진두지휘 아래 엑손모빌에 대한 전면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슈나이더 총장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이를 근거로 엑손모빌의 재무 관련 보고서, 사내 이메일을 비롯한 관련 문서 일체에 대해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압수 수색 대상이 1970년대 문건까지 포괄할 만큼 전면 압박 수사가 될 전망이다.
뉴욕 검찰은 엑손모빌이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야기되는 기후 변화 위협과 이에 따른 회사의 재정적 위험에 대한 연구 결과를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한 혐의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엑손모빌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연구하는 각종 과학적 연구에 반대하거나 관련 연구 결과를 왜곡하기 위해 부당한 자금을 지원했는지에 대한 조사도 병행된다.
신문은 또 소식통을 인용, 엑손모빌에 대한 조사가 다른 에너지 회사들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최대 석탄생산업체인 '피바디에너지'도 최근 2년 동안 비슷한 혐의로 뉴욕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기업들의 기후 변화 위협에 대한 의도적 은폐사실과 이로 인해 대중 및 투자자들의 피해가 확인될 경우 '제2의 담배회사 소송' 사태로 비화될 가능성도 높다. 다국적 담배회사들은 흡연으로 인한 치명적인 피해를 확인하고도 이를 숨겨왔다는 의혹에 대한 대규모 소송을 겪었고 결국 천문학적인 합의금을 지불한 바 있다. 한편 엑손모빌 측은 이 같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나섰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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