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4일 "주택 분양시장의 집단대출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금융위 기자실서 기자간단회를 열고 "최근 금융당국이 집단대출의 점검에 나선 것은 이를 검사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시공사 보증으로 계약자에 대한 개별심사 없이 중도금 및 잔금을 분양가의 60∼70% 수준까지 대출해주는 것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을 받지 않는다.
최근 주택경기 호조로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집단대출도 급증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중도금 대출은 분양시장 호조로 올들어 9월말까지 9조1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작년 증가액 3조1000억원의 3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재건축 아파트의 집단대출인 이주비도 같은기간 3조4000억원이 증가했는데 이 역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인 2012년 1조6000억원의 2배를 넘는 규모다.
임 위원장은 "은행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분양 가능성 등 사업성을 면밀히 평가해 대출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근 일부 은행의 집단대출 심사 강화는 은행 스스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DTI 규제 등의 직접적인 규제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기재부, 국토부, 한은 등 관련기관과 함께 분양시장과 집단대출 동향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난 2일 채권단이 협의회에서 최대주주 및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입장을 설명하고 나머지 채권은행들과 지원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다만 "4일 금감원에서 채권단과 대우조선해양 관련 회의를 열었지만 이는 채권은행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향후 지원방향에 대한 점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지 지원을 강요하는 성격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해서는 "아직 가격 산정 등에 이를 정도는 아니지만 지지부진하지는 않다"면서 "각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밝히기 곤란하나 현재 매각구조와 관련해 의지를 갖고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한편 카드수수료율 인하 조치와 관련해 제기되는 '관치금융' 비판에 대해서는 법률상 부여된 정부의 권한에 따라 시장실패를 보완한 것일 뿐 관치금융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관치금융이란 통상 법에 근거하지 않고 임의로 금융사 경영에 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수수료율 인하는 관련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한 만큼 관치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법령에 따라 카드수수료 요율 산정의 틀이 짜여 있고, 산정 결과 산출한 인하 여력을 법의 정신에 따라 중소·영세 가맹점에 배분한 것"이라면서 "향후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를 통해 카드 수수료와 관련한 전반적인 시장 동향을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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