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의사가 종합진단하듯 수사해선 안돼"

퇴임 앞두고 마지막 확대간부회의…"특정 부위 아닌 기업전체 수사하면 표적수사 비난 초래"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퇴임을 앞둔 김진태 검찰총장은 3일 마지막 ‘확대간부회의’에서 “문제가 드러난 특정 부위가 아니라 사람이나 기업 전체를 의사가 종합진단하듯이 수사한다면 표적수사 등의 비난을 초래하게 되다”고 지적했다.

김진태 총장은 검찰 주요 간부들 앞에서 평소 수사와 관련한 소신을 강조했다. 사람을 살리는 수사를 하라는 얘기는 김진태 총장이 강조했던 내용이다. 김진태 총장은 마지막 회의에서도 이러한 취지를 담은 당부의 얘기를 전했다.

김진태 총장은 “수사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수시로 수사가 본래 목적에 부합되는지 확인하고 제대로 해가고 있는지 수사를 통제하면서 진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수사 논리에만 매몰돼 굴러가고 있는 것인지를 늘 점검하며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검찰총장

김진태 총장은 “범죄 행위와 행위자를 구별해야 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듯이 수사의 대상은 범죄행위이지 행위자가 아니므로 검사는 특정한 범죄행위만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총장은 “사건관계인이 수사나 재판 도중에 스스로 생명을 버리는 일을 간혹 접하게 된다. 수사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떠나 수사 과정에서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를 우리가 대단히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총장은 “수사 상대방에 얼마나 큰 부담과 고통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늘 사건 관계인을 진정으로 사람으로 대하며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야 상대방으로부터 진심어린 승복을 받을 수 있고 검찰 수사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이 국가가 공권력을 행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