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공이 사라졌다고?"
대자연을 무대로 삼는 프로골프대회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동물들이 물어가기도 하고, 갤러리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거나 쓰레기통에 숨기도 한다. 실제 1998년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 도중 17번홀(파3) 그린에서는 갈매기가 나타나 스티브 로리(미국)의 공을 물고 날아가다가 너무 무거워 연못에 빠뜨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로리의 공은 어떻게 처리할까.
골프규칙상 플레이어와 캐디, 캐디백 등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국외자(outside agency)'다. 동물이나 갤러리도 마찬가지다. 국외자에 의해 공의 위치가 바뀔 경우 벌타 없이 원래 공이 있던 지점에서 다시 플레이한다. 물론 사실을 입증할 목격자가 있어야 한다. 골프공은 특히 알과 모양이나 크기가 비슷해 새들이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오리들이 종종 골프공을 품고 있는 까닭이다.
박인비(27ㆍKB금융그룹)가 지난해 9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챔피언십 3라운드 경기 도중 15번홀(파5)에서 경기위원과 함께 쓰레기통을 뒤지는 에피소드를 만든 사연이 재미있다. 티 샷이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휘어졌고, 공은 결국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무벌타 드롭 후 라이가 좋지 않아 레이업을 했지만 그래도 1벌타를 받고 티잉그라운드로 돌아가 3구째를 쳐야 하는 분실구보다는 사정이 나았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해 9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투어챔피언십 2라운드 14번홀(파4)에서 갤러리 덕분에 화를 면했다. 오른쪽 숲으로 밀린 공이 나무를 맞고 갤러리의 반바지 주머니 속으로 직행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역시 무벌타 드롭이 가능한 상황이다. 갤러리는 주머니에서 공을 꺼내 매킬로이에게 건넸다. 매킬로이는 파를 기록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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