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채권왕' 빌 그로스에게 투자했던 5억 달러(5702억원)를 1년도 안돼 모두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2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가 최근 그로스가 운용하는 투자상품에 투자했던 5억 달러를 모두 찾아갔다고 전했다.
보도에 앞서 투자정보제공업체 이베스트등은 그로스가 운영하는 펀드에서 4억9100만달러가 유출됐다고 밝혀 월 가의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결국 이 금액이 소로스의 투자금으로 드러난 셈이다.
그로스는 지난 해 9월 자신이 40년 넘게 키워온 최대규모 채권펀드 핌코에서 쫓겨나자 야누스 캐피털로 자리를 옮겼다. 소로스는 지난 해 11월 거금 5억 달러를 새롭게 출발하는 그로스에 맡겨 눈길을 끌었다. 이는 소로스가 그로스의 투자 운영 실력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그로스의 지난 1년 자산운용 성적이 신통치 않자 소로스도 결국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스는 ‘야누스 글로벌 언컨스트레인드 본드’라는 새로운 투자상품을 내세워 핌코 시절 고객들을 야누스 캐피털로 끌어오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 투자상품은 지난 1년간 1.9%의 손실을 기록했다. ‘채권왕’이란 체면을 구긴 성적이었다. 소로스의 자금은 이와별도로 운영됐지만 비슷한 수준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투자자들은 그로스가 최근 핌코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하며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고 있는 것도 탐탁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로스의 전격적인 자금 회수는 결국 그로스에 대한 불신임 결정으로 해석되고 있어서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그로스와 야누스 캐피털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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