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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모금을 '펀(fun)'하게 만든 장세욱

-동국제강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 일일 경매사로 나선 그룹 부회장
-소장품 직접 들고 가위바위보 이색 경매
-직원 1만여점 기증받아 9년째 자선행사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이거는 제가 구입해서는 한번도 쓰진 않은 건데…. 그래도 소장하면서 중고가 됐으니까 1만원부터 시작해야겠죠."

28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3층에서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 행사가 열렸다. 이날 12시반께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27층 회장실에서부터 양손 가득 본인 소장품 2점을 직접 들고 내려와 경매에 부쳤다. 장 부회장이 첫 번째로 꺼낸 물품은 정가 23만7000원에 달하는 SKT의 스마트빔 프로젝트였다. 박스조차 떼지 않아 한 눈에 봐도 '신상'이었다. 장 부회장이 스마트빔 경매를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어 올리며 호가를 외쳤다. "2만원!" "2만5000원!""4만원!" 1만원에서 시작했던 경매 가는 어느새 10만원을 훌쩍 넘겼다. 장 부회장은 높아만 가는 호가를 흐뭇하게 지켜봤다. 몸값을 잔뜩 높인 스마트빔은 낙찰가 15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예정대로라면 이렇게 끝났을 경매였지만, 장 부회장은 한껏 고조된 경매 현장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두 번째 소장품을 꺼내들었다. 두어 번밖에 사용하지 않은 고가의 헤드셋이었다. 장 부회장은 "이번 물품은 이벤트성으로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에게 낙찰하겠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낙찰가는 20만원으로 미리 정해두고, 게임에 이긴 사람이 낙찰받는 대신 낙찰가는 장 부회장이 내도록 하는 '이색'경매다.

장 부회장의 깜짝 이벤트에 직원들은 머리 위로 손을 들며 "가위바위보!"를 외쳤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은 이는 지난해 동국제강 신입으로 들어온 자금팀 막내. 이 여직원은 주변의 부러움을 사며 장 부회장에게 헤드셋을 '무료로' 낙찰받았다. 현장에 있던 동국제강의 한 직원은 "장 부회장의 깜짝 경매가 마치 게임 같았다"며 즐거워했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움직이는 아름다운가게' 행사에서 경매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도 1만원부터 시작했던 장 부회장의 '헤드셋'은 직원들의 경매 열기로 예상가인 2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장 부회장은 과열되어가는 경매를 중간에 끊기는커녕, 한껏 즐기며 호가를 더욱 부추겼다. 경매보다는 직원들과의 놀이에 더 몰두했기 때문이다. 결국 20만원을 상회한 나머지 가격은 장 부회장이 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장 부회장이 워낙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중시하다보니 이런 행사에서도 격의 없이 터놓고 즐긴다"면서 "덕분에 직원들 사기도 높아지고 사내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동국제강의 '움직이는 아름다운가게'는 2005년부터 실시, 올해 9회째를 맞은 정기 나눔행사다. 5개 계열사 임직원들이 2주간 모은 물품을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하고 판매수익은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물품 1만3000여점을 모아 경매 등 판매에 나서 1000여만원의 수익금을 창출했다. 올해도 1만1000여점을 기증받아 비슷한 규모의 기금이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향후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 봉사활동을 활성화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나눔과 봉사문화를 확산하겠다는 목표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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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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