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與, 이번엔 역사수업 내용 공략

김정훈·황진하 "교사가 김일성을 민족영웅으로…세월호 사건도 왜곡" 지적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날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누리당이 교육현장의 편향성을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좀처럼 여론이 돌아서지 않자 현행 교과서에 이어 수업의 문제점까지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 간사인 강은희 의원은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육부는 교과서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고 당은 수업시간 동안 교사의 편향성을 분석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면서 "확정고시될 때까지 정부와 당의 투 트랙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교과서의 편향성 위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하지만 '내용이 획일적이어서 다양한 시각을 보여줄 수 없다'는 반론에 막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새롭게 빼든 카드가 학교 현장에서의 편향 교육이다. 강 의원은 "교육 현장의 역사편향 발언을 신고받아 지도부의 입을 통해 이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와 관련해 공개석상에서 역사교과서 자체뿐 아니라 수업의 편향성을 문제로 지적하고 나섰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최근 열린 당내 회의에서 "편향된 역사교과서도 문제지만 일부 교사들의 편향적 수업도 문제"라고 운을 뗀 후 "예를 들어 천안함 사건의 경우 교사가 국정원이 이미 세월호 시체를 다 찾아놓고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찾았다고 설명하기도 한다"면서 "저급한 말과 수업으로 아이들 생각을 왜곡시키는 건 범죄와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황진하 사무총장도 "강원도에 있는 학교 교사가 김일성을 민족의 영웅이라고 말할 정도로 학교 현장의 왜곡된 역사교육이 심각하다"면서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역사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일선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학교 현장의 역사 왜곡 발굴에 관심을 두는 것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라는 홍보 카드가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은 "국정화를 내세우기 전 현행 검인정 교과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고 강조했다면 역사교과서 전쟁을 보다 수월하게 이끌고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가진 국회 시정연설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신 '정상화'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