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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의 치매노모, 北아들 앞에 두고도 "이이는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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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의 치매노모, 北아들 앞에 두고도 "이이는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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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치매에 걸린 구순의 노모는 북녘 아들을 앞에 두고도 "이이는 누구야?"고 계속 물었다.

25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2차 상봉단의 공동중식에서 남쪽에서 올라간 김월순(93) 할머니는 오찬 테이블 왼쪽에 앉은 북쪽 큰아들 주재은(72)씨를 보고서 또 "이이는 누구야?"라고 오른쪽에 앉은 둘째 아들에게 물었다. 둘째아들 주재희(71)씨는 "어머니 아들이라니까"라고 대신 답했다.


이날 오전 개별상봉에서 북쪽 큰아들 주재은씨로부터 선물로 받은 연갈색 꽃무늬 스카프를 메고 자리에 앉은 김 할머니는 이번 상봉에서 4번째 큰아들을 만나는 것이었지만 정작 그렇게 애타게 보고 싶었던 큰아들을 눈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김 할머니는 큰아들 주재은씨와 함께 나온 북쪽 손녀 주영란(46)씨를 보고서는 "이이가 이이(큰아들) 마누라야?"라고 물었다. 이에 손녀 영란씨는 "할머니, 제가 큰손녀에요"라고 답했다.


김 할머니는 둘째아들 주재희씨가 다시 형님 딸이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박수를 치면서 "죽기 전에 보고 가는구먼"이라고 입을 뗐다. 북쪽 큰아들 주재은씨는 "어머니 내가 맞아들"이라고 다시 확인해줬다. 이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큰아들 얼굴을 어루만지면서도 "왜 안왔어?"라고 말했다. 큰아들 재은씨는 그저 멎쩍은 웃음으로 답했다.


둘째아들 주재희씨는 이날 오전 개별상봉에서 "어머니가 정신이 잠깜 돌아왔었는데 잡으시며 우시더라"며 "(어머니가) 왜 여태 나를 안 찾아왔느냐면서 우시다가 그러고선 바로 '누구냐'고 하시는데 진짜 가슴이 그렇더라"고 말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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