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 日과 공장증설 지연
-현대오일뱅크도 사업 진척 없어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정유ㆍ화학업계가 고부가가치 정밀화학사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 활로를 넓히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공급과잉과 시황악화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은 내년까지 정밀화학소재 강자인 미쓰비시케미칼과 16만t 규모의 아크릴산 공장을 건립키로 했으나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LG 화학이 여수에 아크릴산 공장을 증설하자 공급과잉 우려 속에서 일각에선 '계획 무산설'까지 퍼지고 있다.
지난해 SK종합화학은 일본 미쓰비시케미칼과 전략적제휴를 맺고 2016년까지 16만t 규모의 아크릴산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공장은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들어설 전망이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현재 공정률이 절반은 이뤄져야 할테지만 1년이 지난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인 상태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사업철수는 아니고 시황이 좋지 않아 적절한 타이밍을 찾고 있다"며 "투자와 관련한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크릴산은 기저귀 재료로 쓰이는 고흡수성수지(SAP) 및 첨가제 등 정밀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현재 국내기업 중에서는 LG화학만이 연간 35만t 규모로 생산, '아크릴산->SAP'으로 이어지는 일관체제를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3200억원을 투자해 아크릴산과 SAP 공장 증설을 완료해 지난달부터 아크릴산 16만t을 추가로 생산, 총 51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시장상황이 후발주자인 SK종합화학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도 정유업황이 부침을 겪자, 고부가 정밀화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급락, 공급과잉 우려까지 겹치며 정유업황이 불투명해지자 수익 구조를 정밀화학분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시장 개척과 대규모 투자 등에 있어 순조롭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정밀화학 분야 중에서도 '카본블랙'을 신규사업으로 선정하고 독일계 카본블랙 생산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협력계약을 맺었다. 카본블랙은 석판 부산물과 석유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잔사유 등을 불완전 연소시켜 만든 탄소분말이다. 주로 타이어를 만들 때 사용된다. 당초 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대산 공장 내 8만6천㎡(2만6000평) 부지에 연간 16만t 규모의 카본블랙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않은 상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계획대로는 진행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밀화학에 집중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기초 유분을 중심으로 수익개선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정밀화학에 집중하지 않으면 미국, 중동, 중국 화학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도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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