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 8거래일째 6244억원 자금 순유출…대외 불확실성 커져 외국인 매수세 브레이크 우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가면서 펀드 환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환율, 금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펀드 환매가 외국인의 매수세에도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지난 7일부터 19일까지 8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최장 기간 자금 순유출로 이 기간 유출된 자금 규모는 6244억원이다.
이번에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순유출 흐름이 시작된 7일은 코스피가 두달여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2000선을 회복한 날이다. 당시 코스피는 2005.84로 마감해 8월10일(2003.17) 이후 다시 2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5년간 코스피가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연출하면서 지수가 하락할 때 펀드를 매수하고, 지수가 2000을 넘을 때 펀드를 환매해 차익을 실현하는 양상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기준 코스피는 최근 바닥을 찍었던 8월24일(1829.81) 대비 11.45% 오른 상태다.
이에 따라 6월부터 꾸준히 자금이 유입된 국내 주식형펀드는 10월 현재 5300억원 순유출로 전환된 상태다. 6월에는 1조4144억원, 7월에는 9832억원, 8월에는 1조4168억원, 9월에는 2903억원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도 이달 들어 1조5000억여원의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 상승에 부담을 주는 모습이다.
3월초 코스피가 2000선을 넘고 4월 3년8개월만에 2100선을 뚫었을 때도 펀드 환매 물량이 지수 추가 상승에 부담이 됐다. 올해 3~5월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금액만 총 4조7582억원이다. 대신증권이 최근 5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지수가 2000~2050선 구간일 때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기관의 수급 동향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코스피가 바닥 대비 10% 정도 오르면서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고 있지만 물량 자체가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며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세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따라 지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제한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펀드 환매 등 차익실현 매물이 지속적으로 출회되고 미국 금리인상 지연, 중국 경제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지수 상단이 막혀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연내 인상 지연 기대, 중국 정부 추가 부양책 기대로 최근 안도 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펀드 환매 물량 출회, 기업 실적 부진, 연기된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계감으로 코스피는 제한적인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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