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8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연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책사' 민유성 회장 "신격호 총괄회장, 장남이 후계자 자리받아 일본 롯데 맡고, 차남이 한국 롯데 경영해야 된다고 생각"
소송 통해 신 회장 경영권 찬탈 과정 밝히겠다고 공언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신동주 전 부회장이 총괄회장 역할을 하면서 일본 롯데를 맡고,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서 비즈니스를 키우는 것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구도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책사 역할을 하고 있는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20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신 총괄회장의 진짜 의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자리를 장남이 물려받아 일본서 자금을 맡으면서 한국에 투자하는 일을 맡고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의 자금을 지원받아 한국서 비즈니스를 키우는 것이 신 총괄회장의 원래 생각이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16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영권을 찬탈했다고 비유한 신 회장을 용서할 뜻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민 회장은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도 '핵심은 경영권 찬탈'의 과정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또 한국 법원에 호텔롯데와 호텔롯데부산을 상대로 이사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신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을 상대로 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도 했다.
민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해임 무효소송에서 승리하게 되면 신 회장이 그 뒤에 결정했던 조치들의 정당성을 잃게 될 것이며 우리는 또 그것에 대해 아규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해임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것들이 모두 드러나게 될 것임을 자신했다. 그는 "신 총괄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총서 손가락 해임을 하고 나서 신 회장이 긴급이사회를 열었는데 이 과정에서 치명적 실수가 있었다"며 "일본의 경우 영업일 기준 3일전에 이사회 사전 통지를 해야 하는데 이를 생략한 것"이라고 했다. 또 "소집절차를 생략하려면 이사회와 감사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이 또한 없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이 과정이면 무조건 해임이 무효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점도 밝혔다. 민 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지난 7월27일 신 회장 등을 롯데홀딩스 주총서 해임하기 전날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으로부터 자신을 지지하겠다는 동의 각서를 받았다는 점을 공개했다. 하지만 해당 이사장이 다음 날 전격 사임하면서 새로 선임된 이사장이 주총에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의 개입이 의심스럽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