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3억서 1억으로 낮추고 소액투자 전용계좌 시행 50거래일 넘었지만
거래대금 33% 줄어든 703억원에 그쳐
상장종목 늘고 몸집 커졌지만 개인투자자 외면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코넥스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 참여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소액투자 전용계좌'가 시행 50거래일을 맞았지만 개인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오히려 시행 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27일 코넥스 시장에 대한 소액투자 전용계좌가 도입된 이후 50거래일동안 개인 매수 대금은 703억원으로 제도도입일 전 50거래일(5월15~7월24일)간 1051억원보다 33% 줄었다. 개인 매수량도 722만주에서 568만주로 21% 감소했다.
같은 분석틀을 적용한 일평균 상장주식회전율 역시 0.037%로 제도 시행 전(0.054%)보다 31.4% 줄었다. 상장주식회전율은 거래량에서 상장주식수를 나눈 값으로 주식의 유동성을 판단하는 지표다. 상장주식회전율이 100%면 주식 1주당 주주가 1번 바뀌었다는 의미다.
일평균 시가총액회전율도 0.043%로 제도 도입 전(0.084%) 대비 48.8% 급감했다. 시가총액회전율은 거래대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비율로 국가 간 시장 유동성을 비교할 때 주로 사용한다. 한국의 코넥스와 자주 비교되는 일본 벤처기업 전용시장 마더스(Mothers)의 일평균 시가총액회전율은 9월말 기준 1.61%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소액투자 전용계좌 도입 직전일 기준 코넥스 상장종목수가 84개에서 전날까지 89개로 늘었고, 상장주식수도 3억7685만주에서 4억436만주로 증가한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몸집만 커지고 개인투자자로부터 점점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넥스는 코스닥과 달리 소액주주 500명 이상과 지분 25% 이상 보유 등 지분분산요건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거래량이 낮다"며 "예탁금을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고 소액투자 전용계좌를 도입해 봤자 기관과 최대주주가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개인의 참여를 유도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일 거래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코넥스 활성화 방안 이후 코넥스시장의 거래대금과 투자자 참여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투자 전용계좌도 도입 한달만에 계좌수가 637개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는 등 각종 성과를 자랑했다. 하지만 한달여가 더 지난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소액투자 전용계좌는 약 950개다. 첫달 반짝했지만 갈수록 증가폭이 무뎌지는 모양새다.
거래소 측은 개인투자자 참여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가 코넥스 상장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면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등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11월까지 보고서가 발간되도록 조치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8월20일을 마지막으로 추가로 발간된 보고서는 '0'건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보고서를 작성할 증권사를 선정중에 있다"면서 "총 33개 증권사가 선정될 것으로 보이고 10월 중순께 발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액투자 전용계좌란 코넥스 개인투자자가 예탁금(1억원)과 상관없이 연간 3000만원까지 코넥스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코넥스 전용계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4월부터 추진한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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