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호주 바이오총회사 한국증시 설명회
국내 벤처캐피털, 상장 조건 호주 바이오기업 투자 물색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한국거래소가 호주 바이오업체들을 상대로 상장 유치에 나섰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전날부터 오는 9일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호주 바이오총회(AusBiotech 2015)에 참가해 한국 증시를 주제로 설명회를 연다.
호주 바이오총회는 바이오 기업, 연구소 등 3000여 회원으로 구성된 호주바이오협회(AusBiotech)가 27년간 세계 바이오산업 전문가들을 초청해 매년 개최하는 총회다.
거래소의 이번 설명회는 호주바이오협회와 국내 벤처캐피털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국내 벤처캐피털들은 현지나 코스닥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호주기업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총회에도 투자할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몇몇 벤처캐피털업체가 호주를 방문한다.
바이오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최근 벤처캐피털들이 해외 바이오업체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투자 노하우가 생긴 데다 2013년 하반기부터 미국 나스닥 바이오 쪽이 활황이었고 국내 바이오주가도 오르며 투자금 회수도 잘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회사에서도 호주 바이오업체 총회에 참가해 투자 대상을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설명회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위상이 그만큼 강화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에서 요청해 설명회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코스닥시장, 특히 바이오 쪽의 경쟁력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바이오주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24일 기준 미국의 나스닥 바이오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44.5, 일본 바이오는 29.2였는데 한국의 코스닥 제약 PER은 53.76에 달했다. 바이오주가 조정을 받은 후인 지난달 17일 기준으로도 한국 바이오주는 PER이 37.48로 미국(38.3)과 비슷하고 일본(27.9)보다는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호주 바이오기업의 국내 상장이 바이오주에 대한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도 크다. 신정섭 이사는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주 투자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 바이오주가 평가를 좋게 받고 있다"며 "한국에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한국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갖추기 위해 해외 바이오업체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 미꾸라지만 있는 곳에 '메기효과'가 생겨 증시 경쟁력이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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