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브랜드만 10~20% 할인해 체감 할인율 낮아
면세점과 행사장에만 요우커, 국내 소비자 몰려
[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평소와 비교해 특별히 싼 제품이 많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여기선 그냥 아이쇼핑이나 하고 조만간 아울렛이나 가볼까 한다.”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4층 행사장에서 만난 김지예(34)씨의 말이다. 김 씨의 말에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냉소가 가득했다. 실제 이날 백화점을 찾은 고객 수는 평소 주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은 첫 주말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대부분의 매장이 10~20% 할인해주는 데 그쳐 행사장 이외의 매장은 한산했다. 백화점 5층의 한 여성캐주얼 브랜드 매장 직원은 블랙프라이데이인데 특별한 행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저희 브랜드는 브랜드데이 행사로 10%하고 있어요”라며 “백화점이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하기는 하는데 그나마 이런 10~20%행사에도 참여 안 하는 브랜드가 많다”고 말했다.
10층에 마련된 행사장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이 이월 상품들이어서 고객들의 관심은 크게 떨어졌다. 행사장을 둘러보던 이민수(33)씨는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블랙프라이데이를 틈타 이월상품들을 밀어내기하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오후 찾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9층 행사장과 면세점을 제외하고는 한산한 층도 있었다. 코리아그랜드세일과 블랙프라이데이에도 불구하고 일부 브랜드만 20% 정도의 할인 행사를 할 뿐, 대부분의 브랜드가 10% 수준의 할인을 진행하고 있었다. 50% 할인해준다는 전단지에 이끌려 찾아간 매장에도 정작 일부 제품에 한해서만 할인폭이 컸다.
요우커들과 국내 소비자들이 몰린 건 9층 행사장과 면세점이었다. 아웃도어, 여성패션, 가방, 주방용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고 있었다. 코트, 다운패딩 등 겨울철 고가에 팔리는 외투들이 3~5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진열돼 있었다. 부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황모(65)씨는 “이런 두꺼운 외투들은 겨울에 사려면 비싼데 20만원대 제품들이 많길래 아직 이르긴 하지만 싼 값에 미리 구매해두려고 한다”며 구스다운 패딩을 걸쳐보고 있었다.
같은 층의 면세점도 국경절(10월1일~10월7일)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요우커들로 북적였다. 특히 중국인에게 인기가 많다는 설화수 매장은 계산을 위한 줄만 20여 미터를 늘어서 있었다. 10여명의 직원들도 숨 돌릴 틈 없이 상담과 계산을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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