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습 두고 미·러 공방 가열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러시아가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개시한 것과 관련, 미국과 러시아 양국의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러시아는 테러 조직에 대한 공습이라고 선을 그은 반면 미국은 러시아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내각 회의에서 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러시아 공군의 공습 작전 개시와 관련, "우리는 테러 조직과 싸우는 시리아 정부군의 합법적 전투만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항상 국제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지지해왔고 지금도 지지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행동은 철저히 제한된 범위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공습이 가해진 지역이 아마도 IS세력들이 있는 장소가 아닌 것 같다"며 러시아의 주장을 사실상 반박했다.

카터 국방장관은 러시아의 행동이 시리아 내전사태에 대한 접근방식이 지닌 문제점 중의 하나라면서 시리아 내 러시아의 행동은 '실패할 운명의 오류'라고 비판했다.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에서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우리는 IS와의 싸움과 아사드에 대한 지지를 혼동해서는 안 되며 혼동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러시아가 IS와 싸우려는 것인지, 아사드 정권을 보호하려는 것인지 등 진짜 의도를 의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의 이러한 언급은 이날 시리아 주둔 러시아 공군이 공습을 개시해, 시리아 내전에의 개입을 본격화한 이래 나온 첫 미국의 입장 표명이다.

러시아는 이날 연방의회가 시리아 파병 요청을 승인하자 시리아 서부 라카티아 공군기지에 주둔하던 전투기들을 발진시켜 서부 도시 홈스의 반군 기지를 공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