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대리점 막말 파동으로 주가와 실적이 고꾸라졌던 남양유업을 기관이 매입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과 특별관계자 4인은 남양유업 지분 5.01%(3만6044주)를 취득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국민연금도 올해 3월 남양유업 지분 1.01%(7244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6.03%로 늘렸다.
신영자산운용 등 기관의 지분 매입이 주목되는 것은 2년여 전 '갑(甲)질 논란' 이후 남양유업의 실적과 주가가 모두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5월 남양유업의 젊은 영업사원이 나이 많은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막말을 하는 음성파일 공개후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2012년 63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3년 175억원 적자, 2014년 26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주가는 대리점 막말 파동 전 100만원대에서 7거래일만에 90만원대로 급락, 황제주 자리를 내놨고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000억원 가량 증발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분유 수출 증가, 국내 분유 점유율 회복 등으로 올해 남양유업 실적 턴어라운드를 예상한다. 특히 중국 분유 수출이 2013년 250억원, 2014년 310억원에 이어 올해 5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증가세라 앞으로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로 성장할 것으로 여겨진다. 음식료업체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곳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남양유업 PBR는 0.8배로 저평가됐다. 실제로 남양유업 주가는 올 들어 31.08% 상승했지만 아가방컴퍼니(70.27%), 롯데푸드(85.12%), 삼립식품(106.77%) 등 다른 중국 수혜주와 비교하면 상승 여력이 크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분유 수출은 4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5.6% 늘어나고 국내 분유 마진도 15~20%를 유지해 캐시카우 역할을 할 전망"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이 130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하고 분유 수출 증가, 커피 적자 축소가 본격화되면 내년 흑자폭이 200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도 2012년 1조3650억원에서 2013년 1조2300억원, 2014년 1조1520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올해 1조2100억원을 기록해 증가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다만 우유 수요 감소는 주가 상승에 부담이다. 가공유 부문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지만 원유가격연동제 때문에 원가개선과 우유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커피믹스 부문도 올해 매출 1500억원을 기록해 손익분기점(2500억원)을 하회,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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