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미국 방문 첫날 해킹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시애틀에서 미국 기업인들과 만난 만찬 자리에서 "중국은 해킹을 선동하는 국가가 아니라 해킹의 피해 국가"라며 "사이버 범죄를 막기 위해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안보 문제는 오는 25일(현지시간)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주요 논란거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행사 중국의 해킹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해커들이 미국 기업들의 무역 관련 비밀을 훔치는 '산업 스파이' 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그저 약간 화가 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중국 측에 보여줄 몇가지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만찬 자리에서 상업적인 절도나 정부 네트워크를 해킹하는 것은 관련 국제 규약에 따라 처벌돼야 할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 공동체는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평화적이고 안전한 사이버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합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만찬 자리에서 중국 경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촉발된 논란과 관련해서는 "위안화가 계속해서 약세를 보일 이유가 없다"며 "중국은 통화전쟁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주식시장 급락에 대해서는 패닉은 피할 것이라며 이미 주식시장이 스스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미국과 협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과 일대일로 참여를 환영하며 클린에너지 부문에서 중국과 미국이 협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 중국은 힘의 확장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평화적인 방법으로 세계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방미 일정을 시작한 시 주석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주요 기업 CEO들과 만난 후 보잉 공장과 마이크로소프트 캠퍼스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후 시 주석은 워싱턴으로 가 백악관에서 25일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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