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조원도서관,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운영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중국하면 떠오르는 동물이 뭐죠? 오늘은 그 동물을 직접 만들어 볼까요?”
빨강색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를 입은 김홍리(46) 씨의 말에 아이들의 눈이 반짝인다.
중국에서 2002년 한국으로 온 홍리 씨는 다문화중국어강사로 활동하며 2013년부터 조원도서관에서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동화구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오늘도 아이들은 홍리 씨의 말과 행동을 집중하며 따라한다.
관악구(구청장 유종필)가 매주 목요일 조원도서관 어린이열람실에서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를 운영한다.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는 조원도서관이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서관다문화서비스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추진 중인 동화구연 프로그램이다.
결혼이주여성이 동화구연가로 나서 각 나라의 그림책을 읽어주고 주제에 맞는 독후활동을 펼친다. 6~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여 동안 조원도서관 어린이열람실에서 진행된다.
중국 상징이 된 판다에 대한 책을 읽어주고 판다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홍리 씨 외에도 도미야마 사유리(45) 씨는 일본의 문화에 대해 설명해 준다. 베트남에서 온 전장미(31) 씨는 아이들이 낯설게 느껴는 베트남에 대해 소개하고 베트남의 국화인 연꽃을 만든다. 또 치부르카에바 따냐(33) 씨는 러시아의 전래동화를 들려주고 마트료시카인형 만들기 방법과 전통춤을 알려준다.
매주 새로운 내용으로 꾸며져 아이들의 참여도가 높고 반응도 좋다. 결혼이주여성들이 동화구연가로 나선 것은 조원도서관의 특별한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지난해 10여 명의 결혼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동화구연 전문가를 초빙해 ‘함께하는 동화이야기’를 운영했던 것. 동화구연을 위한 발성, 발음 기법부터 손율동방법, 책놀이, 동화구연 교구 제작까지 다양한 강좌를 진행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아이들을 데리고 와 함께 책놀이도 하고 동화구연 발표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이들도 동화구연가로 활동영역을 넓히게 된 것.
또 이들은 지난 5일 구청 강당에서 진행된 ‘2015 관악 다문화가족 박람회 Rainbow+’에서 동화구연 프로그램을 직접 맡기도 했다. 다문화가족 박람회는 지역주민과 다문화가족간의 이해를 넓히고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민·관이 함께 기획한 행사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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