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 PO 3승과 페덱스컵 '두 마리 토끼사냥', 랭킹 5위 왓슨까지 우승 한방으로 역전 가능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딱 29명이 살아 남았다.
24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골프장(파70ㆍ7307야드)에서 개막하는 투어챔피언십(총상금 825만 달러)이 바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PO)' 최종 4차전이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 148만5000달러(17억5000만원), 또 여기서 결정되는 페덱스컵 챔프에게는 1000만 달러(117억7000만원)의 천문학적인 보너스를 주는 '돈 잔치'의 마지막 여정이다.
당초 30명에서 짐 퓨릭(미국)이 손목 부상으로 기권해 '29명의 전쟁'이 됐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1위(2000점)로 출발해 가장 유리하다. 1차전 더바클레이스와 3차전 BMW챔피언십을 제패해 산술적으로는 이미 최종 우승자가 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3차전 직후 포인트가 재조정돼 적어도 5위까지는 이 대회 우승과 함께 자력으로 페덱스컵을 차지할 수 있다.
데이의 6680점이 2000점으로 리셋되는 식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PGA투어는 2009년 페덱스컵 챔프가 반드시 4차전에서 탄생하도록 시스템을 조율했다. 2008년 비제이 싱(피지)이 1, 2차전에서 2연승을 거두면서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일찌감치 페덱스컵 우승까지 확정해 흥행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빅스타들이 4차전에 등판하도록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이 대회가 '톱 5의 전쟁'으로 요약되는 이유다. 2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1800점, 3위 리키 파울러(미국) 1600점, 4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1440점, 5위 버바 왓슨(미국) 1280점이다. 만약 왓슨이 우승 표인트 2000점을 확보하면 3280점으로 페덱스컵도 가져갈 수 있다. 데이는 2위 포인트 1200점을 더해도 3200점으로 우승이 불가능하다. 6위부터는 우승과 상위랭커의 성적을 조합하는 '경우의 수'가 적용된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물론 데이다. 314.5야드(PGA투어 3위)의 장거리포에 71.16%의 그린적중률(6위)을 기록한 '송곳 아이언 샷', 평균 1.71개(2위)의 '짠물퍼팅' 등 공수가 완벽하다. 데이에게는 'PO 3승'이라는 전인미답의 땅을 정복하는 동시에 '1460만 달러(172억원)의 잭팟'을 터트릴 수 있는 호기다. 3개 대회 우승상금이 각 148만5000달러씩, 2차전 공동 12위 상금 14만 달러, 보너스가 1000만달러다.
전문가들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리키 파울러,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등을 다음 순위로 꼽았다. 매킬로이는 7월 초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다치는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하면서 1차전에 불참했지만 2차전 공동 29위, 3차전 공동 4위 등 점차 샷 감각을 회복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이스트레이크와도 궁합이 맞다.
파울러는 1차전 '컷 오프' 직후 2차전 우승 등 언제든지 스퍼트가 가능하다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메이저 2연승'의 위업을 달성하는 등 시즌내내 맹활약을 펼치다가 막판 데이에게 밀리고 있는 스피스는 주 무기인 퍼팅감을 찾는 게 급선무다. 국내 팬들은 배상문(29)에게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28위로 출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해도 페덱스컵 챔프에 오르기는 만만치 않다. 데이가 25위 이하로 밀리는 등 복잡한 조건이 맞아야 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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