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루브리컨츠-렙솔 합작법인, 스페인서 윤활기유 공장 준공식
최태원 회장 "스페인과 韓 기업 간 사상 최대 규모 합작사업"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SK루브리컨츠가 스페인 최대 정유사인 렙솔과 함께 스페인 현지에 유럽 최대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을 준공했다. SK루브리컨츠는 이를 발판 삼아 유럽 윤활기유 시장 공략 즉, '유럽 인사이더(insider) 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SK루브리컨츠는 렙솔과의 합작법인인 일복(ILBOK)이 22일(현지시각)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안토니오 브루파우 렙솔 회장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축사를 통해 "유럽 최대의 윤활기유 공장인 카르타헤나 공장 준공으로 스페인과 한국 기업간 사상 최대 규모의 합작사업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다"며 "SK와 렙솔은 마침내 글로벌 석유업계가 주목하는 합작모델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카르타헤나 공장은 SK루브리컨츠와 렙솔이 7대 3의 지분 비율로 설립한 일복(ILBOC)이 2012년 10월부터 총 3억3000만 유로(한화 약 4700억원)를 투자해 지난해 9월 완공했다. 지난해 10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뒤 현재까지 100%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인 카르타헤나 공장은 윤활유의 원료인 고급 윤활기유를 연간 63만톤 생산할 수 있다. 윤활기유에 첨가제 등을 추가하면 자동차 등에 널리 쓰이는 윤활유가 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윤활기유는 SK와 렙솔을 통해 유럽 메이저 윤활유 업체들에 판매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사업은 두 회사간 협력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석유, 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협력사업 발굴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안토니오 브루파우 렙솔 회장은 "SK라는 믿음직한 파트너를 만나 도전적인 합작사업을 성공시켰다"며 "SK와의 파트너십을 계속 발전시켜 다양한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SK루브리컨츠는 스페인 공장을 포함해 울산과 인도네시아 두마이 등 총 3개의 공장에서 하루 7만800배럴(연간 350만톤)의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엑손 모빌과 쉘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특히 이번 사업은 최태원 회장이 추진해 온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대표적인 결실 중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은 SK가 각 분야 대표 해외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 현지에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마케팅과 유통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다. 최 회장은 2011년 브루파우 렙솔 회장을 만나 고급 윤활기유 합작모델을 제안하는 등 사업을 직접 진두 지휘했다.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SK는 기술과 마케팅, 렙솔은 원료와 인프라를 각각 책임지는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며 "글로벌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가 완결적으로 이뤄지는 사업구조를 만들어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스페인에 이어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잇따라 방문해 에너지·반도체 사업 영역의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네덜란드 펠트호벤에서는 세계적인 반도체장비업체인 ASML사를 찾아 반도체 제조용 노광장비 시설을 둘러본다.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세계 3위 원유·석유 트레이딩 회사인 트라피규라사의 클로드 도팽 회장과 제레미 위어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적극적 행보를 통해 유럽에서도 에너지, 반도체 중심의 I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유럽 곳곳을 방문한 뒤 이달 말쯤 귀국할 예정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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