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록 가수 엘튼 존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통화를 했는데 사실은 장난전화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엘튼 존은 인스타그램에 푸틴과 통화하고 성적 소수자의 권리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고 크렘린 궁은 이를 부인하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진 바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래그래프는 러시아 국영 TV 쇼프로 진행자인 블라디미르 크라스노프와 알렉세이 스톨야로프가 지난 14일 엘튼 존에게 국제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했다. 크라스노프가 푸틴을 가장하고 스톨야로프는 푸틴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역을 맡았다는 것이다.
이 장난전화에 속아 엘튼 존은 SNS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대화를 나눴다"며 "직접 만나 성적 소수자에 대해 논의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통화에서 푸틴에게 전화해줘서 영광이라고 한 뒤, 성적소수자들을 대신해 공정한 대우를 받게 해달라고 촉구했다"고 했다.
엘튼 존은 커밍아웃 후 지난해 동성 연인과 혼인 신고를 했고 평소 성적 소수자들의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반동성애법을 시행해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이 통화가 사실이면 러시아 내 동성애자에 대한 푸틴의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엘튼 존과의 통화는 16일 크라스노프와 스톨야로프가 출연한 프로에서 일부가 공개됐다. 이들은 엘튼 존이 푸틴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자 장난전화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러시아 유명인사도 이들의 장난전화에 속은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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