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겸등필수월관음도 18억원·김환기 '산' 13억2000만원 낙찰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미술품경매회사 서울옥션이 14~15일 양일간 개최한 9월 정기경매로 낙찰총액 119억5000만원을 달성했다. 낙찰총액 100억원대 진입은 지난 2008년 6월 경매 이후 7년만이다. 이번 경매 낙찰률은 총 293점 미술품이 나와 246점이 거래돼 84%를 기록했다.
14일에 열린 '고서경매-책의 기운 문자의 향기' 경매는 낙찰률 100%(91/91), 낙찰총액 약 42억3000만원, 다음날인 15일 열린 '제137회 서울옥션 미술품경매'는 낙찰률 77%(155/202), 낙찰총액 77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번 경매에서 보물 제1204호 '의겸등필수월관음도'가 18억원에 낙찰돼 서울옥션 고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 작품은 영조 6년에 고려 ‘수월관음도’의 도상적 측면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조선적으로 새롭게 변형시킨 18세기 조선 최고의 승려화가 의겸의 ‘수월관음도’이다. 의겸은 18세기 전반 전라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활약했던 화승으로 당대 각 사찰의 불화 조성에 그의 그림을 모본으로 사용한 예가 많았고 붓놀림이 신선과 같다하여 호선(毫仙)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현재 전하는 그의 작품은 약 25여 점에 불과하다. 4억3000만원에 시작한 이번 작품은 전화와 현장, 서면의 뜨거운 경합 끝에 낮은 추정가의 4배에 가까운 금액에 거래돼 현장의 열띤 분위기를 끌어냈다.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20억185만원이다.
소치 허련의 작품도 경합을 일으켰다. '금강산도'는 추정가 180만원에서 280만원에 출품돼 3400만원에 낙찰됐으며 '괴석묵란도'는 추정가 500만원에서 800만원에 나와 13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근현대 미술품 가운데 최고가는 13억2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1960년대 중반 작품 '산'이다. 전체적으로 평면적이고 간결한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은 산의 골격이 있고, 푸르른 하늘이 화면 전체에 두드러지게 보이는 작품이다. 정상화의 작품이 1억 4500만원, 박서보의 '묘법'이 2억원에 낙찰되는 등 단색화의 인기도 여전했다. 권진규의 '비구니'도 현장, 전화, 서면의 경합 끝에 3억6000만원에 낙찰되며 화제를 모았다.
민중미술 계열 작품들의 인기도 두드러졌다. 오윤, 강요배, 임옥상의 작품이 열띤 경합을 일으켰다. 오윤의 작품은 모두 경합되며 추정가의 범위를 넘어섰다. '새벽'은 500만원부터 시작해 1650만원에, '봄의 소리'는 500만원에서 1750만원, '형님'은 1000만원에서 3000만원, '춤'은 1000만원부터 시작돼 4200만원에 낙찰됐다. 강요배의 '용폭'은 1650만원부터 시작하여 6000만원에, 임옥상의 '6.25-청년 1,2,3'는 4200만원에 거래됐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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