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부 김민진 기자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정부에서 매달 발표하는 입주예정 아파트 통계치가 실제와 달라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매달 향후 석 달간의 새 아파트 입주 통계를 발표한다. 주변 지역의 예비 세입자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시황 판단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실제 입주 가구 수와 국토부가 발표하는 자료의 오차가 커 오히려 시황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토부가 발표한 최근 자료에서도 문제는 여실히 드러난다. 국토부는 '9~11월 입주예정 아파트 단지 현황'을 지난달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9월 서울 입주예정 아파트는 162가구다.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가 이달 입주하는데 바로 그 물량이다. 전셋집이 없는 상황에서 입주가뭄이 극심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단지의 새 이름은 '래미안 대치팰리스'다. 총 1608가구가 이달 24일부터 일제히 입주한다.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라 해당 지역 전세시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토부가 밝힌 입주물량 162가구는 조합원이 분양받은 가구 수를 뺀 일반분양분만 가리킨 숫자다.
사례는 더 있다. 10월 입주하는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4구역(DMC파크뷰자이)은 한번에 4300가구가 입주하는 대단지다. 이 규모면 전월세시장에 적어도 '4300×2' 만큼의 파급효과가 있다. 예비 입주자들이 살던 집을 비우고 새 집으로 들어가는 등 연쇄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일반분양분 2300가구만 통계로 잡고 있다.
국토부는 통계를 발표할 때 '조합원 물량 제외'라는 단서를 달았기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지금 인력으로는 세밀한 통계 파악이 쉽지 않다고도 했다. 매달 국토부에 통계를 제공하는 쪽에서는 어렵지 않게 구분해줄 수 있는 자료라고 한다.
도심 재건축 아파트는 늘고 있다. 전세난이 극심해 주택관련 통계에 대한 주목도는 어느 때보다 높다. 왜, 누구를 위해 집계해 발표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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