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정감사장에서 거친 설전을 벌이며 '저격수'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최 부총리에 대한 인신 공격성 발언으로 오점을 남겼다.
박 의원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초이노믹스'를 거론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박 의원은 "요란하던 초이노믹스의 1년2개월은 어디로 갔느냐"면서 "국가 재정적자를 늘리고 빚내서 집사라는 것만 남겼다"고 비판했다.
최 부총리도 지지 않았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회복이 (되고 있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이 "부총리 혼자서만 회복이 되고 있느냐"고 공격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기재부의 자료 제출이 미흡한 점을 집중 지적했다. 박 의원은 "메르스로 4, 5, 6월 내수경기 꼴아박은 자료에다가 7월에 요만큼 올라간 걸 갖고 내수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해도 되느냐"면서 "좀 질린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낼 자료가 없으면 이렇게 자료를 내느냐. 한 마디로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박 의원은 보충질의에서도 공익재단에 대한 대기업의 편법 기부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법기부라고 인정했는데도 정부가 세금을 안 거둔다"며 "이게 대한민국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벌기업이 무서워서 말을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부총리의 답변이 나오기도 전에 박 의원은 "특정 재벌 봐주려고 최경환 부총리가 있는 거다. 엉터리 같은 얘기 그만하라"고 쏘아부쳤다.
최 부총리가 "자료를 보고 좀 말씀을 하시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박 의원은 "기다리시라. 질문하는데 제 시간을 잡아먹으려고 하느냐"고 말을 끊었다. 곧 이어 "얼굴은 뻘개지셔 가지고"라는 말이 이어졌다. 공격 수위가 도를 넘자 국감장이 술렁였다.
최 부총리의 목소리도 함께 커졌다. 최 부총리는 "설명을 들어보고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사기꾼이라고 그럴거면 왜 자료를 내라고 하느냐. 들어보고 잘못됐으면 지적을 하라"고 반박했다.
최 부총리는 자료에 나온 수치를 설명하면서 "과거에는 수출 기여도가 높았지만, 최근은 내수 기여 비율이 높다고 설명을 드리는 것이다. 왜 엉터리라고 얘기하느냐"면서 "이게 공식 통계다. 한국은행 공식 통계다"라고 항변했다.
급기야 정희수 기재위원장은 박 의원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염두에 둔 듯 "위원들은 질문의 품격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하며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나섰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박 의원의 '전월대비 실적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다'는 요지의 발언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최 부총리를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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