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사위인 재력가 자제 이모씨의 마약 투약 전과가 드러나면서 그 배경에 대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씨가 15차례에 걸쳐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형이 확정된 때가 올해 2월인데 7개월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이 다시 불거진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10일 한 신문은 거액 자산가의 아들이며 유력 정치인의 인척인 것으로 알려진 A씨가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의사, CF 감독 등과 서울 시내 유명 클럽이나 지방 리조트 등에서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로 올해 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마약을 2년 반 동안 15차례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는데 법원이 양형기준을 벗어나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하지 않아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게 요지였다.
이 A씨가 김 대표의 사위인 이씨로 밝혀지기까지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급기야 김 대표는 10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위가) 재판 끝나고 출소한 지 한 달 정도 지나서 이 내용을 알게 됐다"며 "결혼 전에 관련 사실을 알고 파혼을 권유했으나 딸이 결혼을 고집해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의 설명대로라면 올해 3월께 예비 사위인 이씨의 마약 전과를 알게 됐고 파혼을 시키려 했으나 딸의 고집에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허락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둘째 딸이 이씨와 결혼한 것은 지난달 말이다.
이씨가 구속돼 조사를 받고 형이 확정될 당시 이씨의 주변을 수사했을 수사진 등은 이씨와 김 대표의 관계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내용이 불거지지 않고 있다가 이씨가 김 대표의 정식 사위가 된 뒤에 수면 위로 부상했다는 점은 누군가가 김 대표를 겨냥해 이 문제를 터뜨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게 한다.
추정을 계속해보자면 김 대표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불거지지 않고 잘 단속이 된 것으로 여겼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김 대표를 견제할 필요성을 느낀 쪽에서 이 문제를 적기에 활용했을 수도 있다. 김 대표가 추진하는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제)와 맞물려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이권을 위협 받는 곳에서 일부러 흘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해 개헌 발언 등과 올해 국회법 개정안 파문 등으로 청와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바 있다. '기시감'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시감은 처음 접하는 사건이지만 예전에 겪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이다. 김 대표의 향후 대권가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사건에서 연상되는 이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다.
채 전 총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운 뒤 한 언론에서 혼외자식 문제를 단독 보도하면서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혼외자식 문제는 수사기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당시 항간에서는 검찰총장이 될 당시 이 문제가 드러나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기로 했는데 그가 청와대에 맞서자 다시 꺼내 자리에서 끌어내린 것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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