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라인 강화…작년 매출 1271억으로 24.7% 뛰며 격차 좁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침대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고수해왔던 에이스침대가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도전자는 바로 형제기업인 2위 시몬스다.
업계에서는 불과 3~4년 전만해도 2배 이상 차이 났던 두 회사의 매출 격차가 최근 빠르게 줄면서 이들의 순위 변동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침대시장에서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두 형제기업은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두 회사는 에이스침대의 창업주인 안유수 회장의 장남 안성호 대표와 차남 안정호 대표가 각각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형인 에이스침대가 실적 부진으로 주춤거리는 가운데 동생인 시몬스가 치고 올라오면서 두 회사 간의 선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에이스침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전년대비 6.2% 감소했고, 순이익도 237억원으로 17.9%나 줄었다. 매출은 1692억원으로 전년대비 2.7% 증가에 그쳤다. 에이스침대는 2011년 1891억원 매출, 431억원의 영업이익을 정점으로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높은 대리점 의존도와 고가 전략을 패인으로 꼽고 있다. 그동안 대면 영업에 주력했던 에이스침대가 소비자와 만나는 '창구'는 전국 300여 개 대리점으로 판매 비중은 95%에 달한다.
반면 시몬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271억원으로 전년대비 24.7%나 증가했다. 영업익과 순이익도 132억원, 109억원으로 169%, 105% 급증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매출은 2011년만 해도 각각 1890억원, 913억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났지만, 지난해 매출 격차는 25%(421억원)에 그쳤다.
시몬스 관계자는 "최근 몇 년새 제품 라인이 60여 종(특판 포함)에 이를 정도로 신제품 라인을 대폭 강화했다"면서 "백화점, 대리점, 온라인 등 유통채널별로 다양한 옵션과 가격대의 제품군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경기도 이천에 있는 공장을 확장 이전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케아, 한샘, 코웨이 등 가구 및 렌탈 전문 기업들도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어 향후 침대시장을 놓고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거나 협업도 진행해왔던 형제기업이라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는 더 이상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몬스가 채널별 상품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제품 라인을 강화하면서 에이스침대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형제기업이라도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물러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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