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시 5개 메이저 '싹쓸이', 김효주 타이틀방어, 전인지는 비회원 메이저 2승 도전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화룡점정(畵龍點睛)'.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ㆍ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5개 메이저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슈퍼슬램'에 도전한다. 10일 밤(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골프장(파71ㆍ6453야드)에서 개막하는 올 시즌 다섯번째 메이저 에비앙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이다.
지난달 3일 브리티지여자오픈을 제패해 LPGA투어 역사상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의 반열에 오른 시점이다. 루이스 석스(1957년)와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ㆍ이상 미국), 캐리 웹(호주ㆍ2001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ㆍ2003년) 등 지금까지 '골프전설' 6명만이 작성한 대기록이다. LPGA투어가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는 이유다.
박인비는 물론 "에비앙은 이미 2012년에 우승한 무대"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슈퍼슬램' 자체가 LPGA투어의 '꼼수'에서 탄생했다는 게 아이러니다. 2013년 에비앙이라는 거물 스폰서의 요구에 굴복해 5개 메이저라는 기형적인 시스템을 도입해 역사까지 왜곡시킨 뒤 "4개 우승은 그랜드슬램, 5개 우승은 슈퍼슬램"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게 출발점이다.
박인비는 미국 언론들이 "에비앙챔피언십까지 우승해야 진정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고 흠집을 내자 "그렇다면 예전의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들이 모두 에비앙에서 다시 우승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미국선수인 폴라 크리머나 스테이시 루이스의 상황이라면 이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물론 '다다익선'이다. 이 대회의 메이저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4승 사냥'의 무대임에는 틀림없다. 우승 진군도 순조롭다. 지난달 24일 캐나다여자오픈을 공동 9위로 마친 뒤 요코하마타이어클래식을 건너뛰고 지난 2주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코스와도 찰떡궁합이다. 바로 2012년 17언더파를 몰아쳐 카리 웹(호주)과 루이스를 2타 차로 제압한 '약속의 땅'이다. 지난해 역시 공동 10위에 올랐다.
우승경쟁 상대는 공교롭게도 디펜딩챔프 김효주(20)다. 지난해 최종일 18번홀(파4)의 극적인 버디로 웹을 제치고 '메이저 퀸'에 등극해 LPGA투어에 무혈입성했다. 둘째날은 특히 10언더파를 작성해 남녀 통틀어 역대 메이저 최소타 기록을 수립했다. '넘버 2'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복병이다. 한국은 'US여자오픈 챔프'전인지(21ㆍ하이트진로)가 비회원의 '메이저 2승'이라는 진기록을 꿈꾸고 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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