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맥주 vs 수입맥주 비중 5대5 근접…'몰트비어' 열풍에 다양해진 입맛 영향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수입맥주 인기가 올 여름 국산맥주 지위를 넘보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진하고 풍부한 풍미를 지닌 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최고 성수기인 여름철, 맥주시장 판도를 바꿔놓을 정도로 매출에 날개를 단 것이다.
4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7~8월 CU편의점에서 판매한 맥주 중 수입맥주 매출비중은 4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산맥주 매출 비중은 5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국산맥주 대 수입맥주 비중이 7대 3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격차가 크게 줄었다.
수입맥주는 100% 보리로 만든 '몰트비어' 열풍 속 매출이 상승가도를 달려왔다. 기존 라거로 대표되던 맥주 시장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맥주를 원하면서 라거 계열이지만 조금 무거운 100% 몰트비어로 옮겨갔다.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가 진한 에일 맥주를 즐기는 마니아들도 늘고 있다.
이에 CU편의점에서 수입맥주 매출은 2013년 33.6%, 2014년 40.6% 성장했다가 최근 상승폭이 더욱 가팔라져 올 들어(2015년 1~8월) 84.5% 급등했다. 반면 국산맥주는 2013년 11%, 2014년 4.6%로 성장폭이 둔화되다 올 들어서는 -0.1%로 처음 역신장했다.
다른 편의점도 수입맥주 매출이 급등하기는 마찬가지다. GS25의 경우 올 7~8월 국산맥주 대 수입맥주 비중이 6대4까지 좁혀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8대2였다.
이마트 역시 올 7~8월 국산맥주 대 수입맥주 비중이 60.5%대 39.5%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7%대 33.3%보다 차이가 줄었다. 편의점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 입맛을 즉각 나타내지는 않아 비중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매출신장율로 보면 같은 기간 수입이 24.6% 성장한데 반해 국산맥주는 -4.6%로 매출이 감소했다.
이 같은 수입맥주의 돌풍은 '한국 맥주는 맛 없다'는 선입견에 진한 맥주 열풍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맥주들도 맛과 향을 강화한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저가항공 덕분에 해외 여행기회가 늘면서 맥주 기호가 다양해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해외에서 맛본 맥주를 국내에서 찾는 수요가 늘면서 유통업계가 수입맥주 할인행사를 연달아 펼친 것 역시 맥주시장 판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들은 일본산 뿐만 아니라 호주, 네덜란드, 체코 등 다양한 국가의 수입맥주를 판매하면서 새로운 맛과 풍미를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유통업계는 수입맥주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보고 할인이벤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CU편의점은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수입맥주(大) 4캔을 1만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6~8월 이벤트를 진행했던 GS25도 9월에 같은 이벤트를 이어간다.
신근중 이마트 주류팀 팀장은 "다양한 맛과 향의 맥주를 원하는 고객들이 점점 더 늘어나면서 수입맥주 인기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며 "특히 최근에는 수제맥주인 크래프트비어까지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수입맥주의 강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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