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64)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부정행위를 폭로했다. 경쟁 후보인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60)을 지지하기 위한 모의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 명예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FC가 미셸 플라티니 회장을 위해 부정 선거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셰이크 살만 AFC 회장이 최근 회원국에 발송한 서류 사본을 근거로 제시했다.
살만 회장이 발송한 서류는 플라티니 회장을 FIFA 회장으로 추대한다는 추천서 양식이다. 이 서류에는 'AFC 회원국은 플라티니 회장 외에는 누구도 지지하지 않겠다'는각서를 포함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FIFA 회장을 추천할 수 있는 권리는 회원국의 고유한 권한이다. 대륙연맹이 영향력을 미치려는 행위는 FIFA 법규 제 24조 1항과 17조 1항을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FC 회장이나 UEFA 회장의 지위를 기반으로 선거에 개입하면 선거의 기본원칙에 대한 위반이고 FIFA의 선거규정 위반"이라며 "타 후보의 권리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명백한 부정선거"라고 강조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미 지난달 31일 도메니코 스칼라 FIFA 선거관리 위원장과 코넬 보르벨리 윤리위원장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살만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추천서를 무효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플라티니 회장에게도 "불법추천서 강요행위의 최대 수혜자이자 당사자인 플라티니는 FIFA 선관위의 조사를 기다리지 말고 본인의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 명예회장은 AFC뿐 아니라 아프리카축구연맹(CAF)에서도 이러한 부정행위를 시도한 움직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AF 명의로 회원국에 같은 추천서가 발송됐지만 CAF가 이를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정정하는 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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