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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난민 대란, 꺾일 기미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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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짜리 시리아 꼬마, 파도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세계인들 공분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헝가리 정부의 방조로 암묵적으로 운행되던 '난민열차'가 하루 만에 멈춰서면서 2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 켈레티역에서는 발 묶인 난민들이 '메르켈', '독일'을 외치며 이틀째 시위했다.


이날 BBC방송ㆍdpa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난민들의 노숙으로 켈레티역은 난민촌이 돼버렸다.

헝가리 정부는 지난달 31일 난민들에게 망명 신청 절차 없이 서유럽행 열차를 타도록 방조해 하루 동안 난민 3650명이 열차에 올랐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는 1일 새벽 서유럽행 열차 운행 중단 운운하며 역사를 잠정 폐쇄했다. 그로부터 수시간 뒤 유럽연합(EU) 비자와 신분증이 있는 사람들만 열차에 오를 수 있도록 허용했다. 1일 오후 부다페스트발 열차로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한 난민은 겨우 150명 정도다.

유럽행 관문인 그리스와 이탈리아에도 이날 중동ㆍ아프리카 출신 수천명이 들어오는 등 폭발적인 난민 유입세는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터키에서 출발해 에게해 그리스 섬들에 상륙한 난민 4200여명은 이날 그리스 본토 피레우스항으로 들어갔다. 이탈리아 인근 지중해에서는 약 800명의 난민이 구조돼 이탈리아로 옮겨졌다.


이날 터키에서 그리스 코스섬으로 가려던 시리아 난민들 가운데 유아와 어린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12명이 바다에 빠져 사망했다.


터키의 유명 관광지 보드룸 인근 해변에서는 붉은 티셔츠와 푸른 반바지 차림의 3살짜리 시리아 꼬마가 파도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됐다. 아이의 숨진 모습이 담긴 이미지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난민의 참상이 얼마나 끔찍한지 통절히 느끼게 만들어준 사진"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서북부 칼레에서는 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영국과 프랑스 사이를 운행하는 고속철 유로스타 철로에 난민들이 난입해 한때 열차가 오가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정면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캐머런 총리는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중동ㆍ아프리카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밀려드는 난민을 일단 수용하겠다면서 다른 유럽국들에도 협력해달라고 말한 메르켈 총리의 호소에 따르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힌 셈이다.


캐머런 총리는 한 술 더 떠 "영국이 칼레에서 프랑스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가 촉구한 '협력'이 아닌 난민 이동을 억제하는 데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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