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우주에 자립도시 건설 프로젝트 '스페이스엑스' CEO
44세 괴짜천재 “15년뒤엔 간다”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 실제 모델로 유명
ISS에 물자 수송 이어 인류이주 계획
[아시아경제 조영철 기자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미래에 도착한 사나이."
"잡스가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꿨다면,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바꾸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인 억만장자 천재과학자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테슬라모터스와 스페이스엑스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Elon Muskㆍ44)를 꾸미는 말들이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선정한 '2015 가장 스마트한 기업 50' 순위에서 혁신기업 1위에 올랐다.
머스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괴짜'로 불리며 뜬구름 잡는 아이디어로 사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며 무모해 보이던 상상을 현실로 바꾸고 있다.
그가 만든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PayPal)'은 전자금융 시대를 열었고, 테슬라는 장난감 취급받던 전기차를 고급차로 변신시켰다.
그는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거머쥔 막대한 부를 털어 2002년 민간 우주항공회사 '스페이스엑스'를 창업한다. "2030년까지 유인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 8만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자립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
머스크의 꿈은 이제 지구촌을 넘어 우주로 향하고 있다. 그는 스페이스엑스를 통해 우주로 갈 수 있는 수단을 마련 중이다. 스페이스엑스는 민간회사로는 처음으로 우주 로켓발사에 성공했고, 2012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음식과 컴퓨터 등 물자를 수송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그는 공동창업한 솔라시티의 태양광 발전 기술을 바탕으로 '화성 자립도시'에 태양광 발전소도 지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20년 안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의 '화성이주 계획'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지난달 28일 2030년 유인 화성탐사에 대비해 하와이의 마우나로아 화산 인근에서 화성 생활을 가장한 고립 훈련을 시작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왜 천문학적 부를 거머쥐고 한평생 편안히 살 수 있는 길을 포기하고 아무도 가지 않은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걸까? 외부로부터 공상가라는 숱한 혹평을 들어가면서, 그리고 자기 재산을 털어가면서 화성 탐사, 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에 모든 걸 쏟아 붓는 이유는 뭘까? 그는 '인류의 미래를 향한 열정'이라 답한다. "앞으로 인류의 미래에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한다"는 그가 밝힌 사업관에서 비장함을 엿볼 수 있다.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났다. 전기기계 공학자인 아버지에게 영향을 받은 덕분인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독학했으며, 12살에는 비디오 게임 코드를 직접 짜서 500달러에 팔기도 했다. 17살이 되던 해, 가족과 함께 어머니의 고향인 캐나다로 이사했다. 2년 뒤에는 킹스턴의 퀸스대학에 입학했고, 이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로 편입해 물리학과 경제학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에는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스탠퍼드 대학에 들어갔지만 이틀 만에 자퇴한다. 그가 열망하던 인터넷과 재생에너지 그리고 우주로 향한 열망 때문이다.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보았던 과학적 상상을 하나하나 현실로 만드는 그의 도전은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서점가는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김영사)' '테슬라 모터스(을유문화사)' 등 그의 도전하는 삶을 소개하는 도서를 출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머스크에 꽂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미국 출장길에 실리콘밸리 팰로앨토 테슬라 본사를 방문한 뒤 삼성 수뇌부에 "테슬라 같은 회사가 돼야 한다"며 테슬라를 실리콘밸리발(發) 혁신의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2030년까지 자체 개발한 우주선을 이용해 인류를 화성에 데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공언대로 화성에 인류의 식민지를 건설할 수 있을지 지금 세계가 그를 주목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yccho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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