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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을 읽다]멀리서 기자를 보던 곰, 벌떡 일어섰다

시계아이콘02분 50초 소요

쇄빙선 아라온 호 위에서… 지형·퇴적물·해수연구, 북극일기를 쓰다

수심 2000m 내려간 뒤 다시 24m 뚫고 흙 채취
북극역사·고대 기후변화 밝힐 열쇠
해저지층 분석, 석유 자원탐사도

[북극을 읽다]멀리서 기자를 보던 곰, 벌떡 일어섰다 ▲북극곰이 자신을 봐 달라는 듯 두발로 일어서고 있다.[사진제공=김지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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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배로(북극)=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 쇄빙선 아라온(ARAON) 호가 북극에서 현재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1항차 연구가 8월22일 끝났다. 8월 23일부터 2항차 연구를 위해 다시 아라온 호는 알래스카 배로(Barrow)에서 출항했다. 2항차 연구는 오는 9월11일까지 이어진다. 아시아경제는 2항차 연구에 함께 탑승해 북극 탐험의 생생한 현장을 전한다. 기후변화뿐 아니라 북극 탐험의 역사와 극지연구의 중요성 등 다양한 이야기와 현장의 모습을 담아 [북극을 읽다] 기획시리즈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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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항해에 나선지 사흘 만에 해빙(海氷)을 만났다. 해빙이 있는 지역의 바다는 아주 잔잔하다. 파도가 거의 없다. 해빙이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해빙이 만든 자연은 예술이었다. 순백의 해빙에서 차가운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하얀색이 푸른 바다에 빠지고 옥색이 솟아났다. 생명체가 새하얀 해빙 위를 걷고 지나간 발자국도 확인할 수 있었다.

때론 홀로 하얀 자신을 파도에 내맡겼다. 사람 형상의 해빙도 눈에 들어왔다. 바다 깊이 드리워진 옥색은 아름답다 못해 눈에 시렸다. 작은 산을 닮은 해빙이 흘러왔다. 홀로 외로웠던 것일까. 세 개의 해빙이 나란히 정답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었다.


북극은 살아 있다. 살아있는 지구의 심장, 북극은 아직 생동감이 넘친다.

이런 북극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북극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쇄빙선 아라온(ARAON) 호가 북극에서 현재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1항차 연구가 지난 8월21일 끝났다. 8월23일부터 2항차 연구를 위해 아라온 호는 알래스카 배로(Barrow)에서 출항했다. 2항차 연구는 오는 9월11일까지 이어진다. 8월25일 알래스카 배로(Barrow)에서 아라온 호를 타고 북극을 탐험한 지도 일주일이 가까워지고 있다. 아라온 호는 그동안 1,2,3차 연구지점에 도착해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쳤다. 알래스카 배로에서 지금까지 이동한 거리는 약 1300㎞에 이른다. 아라온 호가 해빙지대를 통과할 때 '쿵쿵'하는 얼음 깨는 소리가 선실까지 들렸다.

[북극을 읽다]멀리서 기자를 보던 곰, 벌떡 일어섰다 해빙이 망망대해에 펼쳐져있다.


이번 2항차 아라온 호 탐험의 목적은 해저 퇴적물과 지형 연구를 통한 고대기후 변화 등에 있다. 아라온 호는 롱 코어(Long Core) 장비 등 최첨단 시스템이 있다. 롱 코어는 일종의 시추 장비로 깊은 바다 해저에 있는 퇴적물을 채취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뜻한 지역의 바다와 달리 북극은 추운 지역으로 해저면의 퇴적물을 얻기가 쉽지 않다.


수심 2000m에 이르는 곳까지 케이블을 이용해 도착한다. 다시 이곳에서 24m를 뚫고 들어가야 하는 매우 어려운 작업 중 하나이다. 롱 코어 장비를 이용해 얻을 수 있는 퇴적물 속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북극의 역사적 기록이 들어있다. 과거 해빙기가 끝나는 시점은 물론 시대별 기후가 어떻게 바뀌어졌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남승일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4m까지 퇴적물이 채취된다면 아주 오래된 북극 역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극의 오래된 고대 기후변화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미래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퇴적물 채취는 롱 코어뿐 아니라 박스, 멀티 코어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두 번째 장비는 해저지형을 볼 수 있는 장비이다. 아라온 호는 해저면의 천부성층구조를 관측하는 음향 관측 장비(Sub-bottom profiler)가 있다. 아라온 호가 지나갈 때마다 이 장비를 이용해 해저 지형을 조사한다. 음파를 쏘아 돌아오는 신호를 통해 해저 지형이 정확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


김형준 극지연구소 지질물리연구실 연구원은 "퇴적물이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코어지점을 특정할 수 있다"며 "암반으로 돼 있는 지역은 레이어(층)가 나타나지 않고 퇴적층이 있는 곳은 여러 층으로 데이터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북극을 읽다]멀리서 기자를 보던 곰, 벌떡 일어섰다 이번 롱 코어 작업에서 이전 6m의 기록을 넘어 11m깊이까지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심에 따른 물을 채취하는 것도 이번 탐험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이다. 아라온 호에서는 표층수, 중층수, 심층수 등 여러 가지 단계에 있는 물을 채취할 수 있는 CTD(Conductivity Temperature Depth)가 있다. 물은 깊이에 따라 염도, 온도, 광투과도, 용존 산소량이 서로 다르다.


신동섭 극지연구소 기술안전지원팀장은 "깊이에 따라 물을 수집해 다양한 특성을 파악해 해수의 특성을 분석한다"며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고 비슷한 지역을 정기적으로 관측해 그 변화를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라온 호에는 극지연구소뿐 아니라 강무희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민간기업인 한국MA(Marine Aid)의 김대훈 실장도 연구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스파커(Sparker) 멀티채널 장비를 통해 해저 지층을 살펴보는 작업이다.


강무희 연구원은 "스파커 멀티채널을 통해 해저 지층 분석이 가능하다"며 "분석 작업이 끝나면 해당 지층에 석유 등 자원이 존재하는지 등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은 북위 66도5분 이상 북극권, 산림 생장 한계선, 해빙 남하 한계선, 영구 동토선 등 다양하게 부른다. 북극은 대륙인 남극과 달리 북아메리카와 유라시아 대륙으로 둘러싸인 바다가 대부분이다. 북극점을 중심으로 대부분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북빙양은 면적이 1400만 ㎢로 전 세계 바다의 3% 정도이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남빙양 등과 더불어 5대양을 이룬다. 평균 수심은 1200m에 달한다.


북극 지역은 혹독한 추위와 낮은 강수량, 강한 바람 등의 기후 조건으로 독특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육지에는 여우, 순록, 늑대, 사향소, 북극곰이 있고 북극해에는 플랑크톤, 고래, 물개, 바다표범, 바다코끼리 등이 삶을 이어가고 있다.


망망대해.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곳. 아라온 호는 연구지점에서 다른 연구지점으로 이동하는데 보통 20시간 넘게 운항한다. 북극은 밤에도 대낮처럼 밝다. 새벽 2시쯤에 해가 진다. 수심 2000m까지 내려가 퇴적물을 채취해 올라오는 롱 코어 작업은 기나긴 시간이 필요하다. 밧줄을 내리는 데만 약 5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롱 코어 작업은 밤샘 작업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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