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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을 읽다]8월의 화이트...해빙 뚫고 나아가다

시계아이콘01분 59초 소요

아라온 호, 3차 연구지점으로 이동 중

[북극을 읽다]8월의 화이트...해빙 뚫고 나아가다 ▲연구지점으로 이동하던 아라온 호가 빙하지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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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 쇄빙선 아라온(ARAON) 호가 북극에서 현재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1항차 연구가 8월22일 끝났다. 8월 23일부터 2항차 연구를 위해 다시 아라온 호는 알래스카 배로(Barrow)에서 출항했다. 2항차 연구는 오는 9월11일까지 이어진다. 아시아경제는 2항차 연구에 함께 탑승해 북극 탐험의 생생한 현장을 전한다. 기후변화뿐 아니라 북극 탐험의 역사와 극지연구의 중요성 등 다양한 이야기와 현장의 모습을 담아 [북극을 읽다] 기획시리즈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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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다. 적막하다. 고요하다. 앞으로만 나아간다. 모든 방향의 시선에 바다만 들어온다. 넓고 넓은 북극이다. 해빙(海氷)지대를 통과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를 미끄러지고 있다. 망망대해 한 가운데 서 있으면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 없다. 방향감각이 사라진다. 모니터와 데이터를 통해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 뿐이다.

처음 알래스카 배로(Barrow)에서 출항했을 때 아라온 호는 높은 파도에 좌우로 요동쳤다. 지금 아라온 호는 배로에서 약 630㎞ 떨어져 있다. 해빙이 곳곳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바다는 고요해졌다. 해빙의 영향으로 파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2차 연구지점에서 롱 코어(Long Core) 작업을 마친 아라온 호는 또 다시 긴 항해에 나섰다. 3차 연구지점을 향해 순항 중이다. 현지 시간 28일 오전 8시 아라온 호는 북위 76도39분, 서경 163도39분에 위치해 있다. 12.5노트(Knot)의 속도로 이동 중이다.

고위도로 올라갈수록 바다는 잔물결만이 있을 뿐 바다는 고요하다. 해빙의 영향으로 파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아라온 호는 해빙과 해빙 사이의 바다를 천천히 운항 중에 있다. 한 연구지점에서 다른 연구지점으로 이동하는데 보통 20시간이 걸린다.


[북극을 읽다]8월의 화이트...해빙 뚫고 나아가다 ▲남승일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이 롱코어 작업을 통해 퇴적물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아라온 호가 연구지점에 정박하면 갑판원과 연구원들은 철야 작업을 하기 일쑤이다. 어제도 2차 연구지점에서 이른 아침부터 시작해 새벽 5시에 작업을 끝마쳤다. 북극은 하루 종일 밝기 때문에 밤낮의 구분이 없다. 일을 하는 시간이 낮이고 일을 끝마치고 침대에 몸을 눕히는 순간이 밤이다.


27일 연구 작업에서 박스 코어, 롱 코어, 멀티 코어 작업 등이 진행됐다. 수심 2000m까지 내려간다. 그 아래 쌓여 있는 퇴적물을 채취하는 작업이다. 긴 밧줄을 이용해 퇴적물을 끌어 올리는 장비를 내려 보냈다. 밧줄은 1분에 약 50m의 속도로 움직인다. 2000m에 이르기까지 밧줄을 내려 보내는 데만 40~50분이 걸리는 셈이다.

코어 작업은 무리 없이 진행됐다. 롱 코어를 통해 퇴적물이 물위로 떠오르는 순간, 보물을 찾은 듯 연구원들은 기뻐했다. 채취된 퇴적물은 앞으로 여러 가지 분석 작업을 통해 어떤 성분으로 돼 있는지, 퇴적층을 통해 고대 북극의 기후는 어떻게 이뤄져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게 된다.


[북극을 읽다]8월의 화이트...해빙 뚫고 나아가다 ▲유빙은 바닷속에서 옥색으로 변했다. 빙하지역으로 들어서면 바다는 잔잔해진다.


남승일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1차 연구지점에서는 너울 때문에 코어 작업이 여의치 않았는데 2차 지점에서 퇴적물을 채취했다"며 "약 7m 정도의 퇴적물을 얻었는데 3차 연구지점에서 또 다시 코어 작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취된 퇴적물은 지구화학, 미(Micro)화석, 미생물, 퇴적물성 등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원들에게 샘플이 제공된다. 각 분야별로 여러 가지 분석 작업을 끝낸 뒤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마련하게 된다.


한편 아라온 호는 운항하면서 음향 관측 장비를 통해 해저 지형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해저면의 천부성층구조를 관측하는 음향 관측 장비(Sub-bottom profiler)를 이용해 코어정점에서의 퇴적물 존재유무와 두께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어느 지점에서 퇴적물을 채취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지 등을 알 수 있다. 김형준 극지연구소 지질물리연구실 연구원은 "퇴적물이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코어지점을 특정할 수 있다"며 "암반으로 돼 있는 지역은 레이어(층)가 나타나지 않고 퇴적층이 있는 곳은 여러 가지 층으로 데이터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2차 연구지점에서 연구를 끝낸 아라온 호는 현재 적막함에 빠져 있다. 밤샘 작업을 한 연구원들은 곤한 잠에 빠져 있고 잔잔한 바다 위를 가르는 아라온 호의 엔진 소리만이 조용히 들려오고 있다. 해빙을 뚫고 아라온 호는 천천히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북극을 읽다]8월의 화이트...해빙 뚫고 나아가다 ▲음향관측장비를 통해 2000m 해저지형을 볼 수 있다.[사진제공=극지연구소]






북극=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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