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눈가리고 아웅'식…용량 줄이고 가격은 그대로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유통업계가 인기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꼼수'라는 지적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가 다음달 1일부터 일페리얼 12년산의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여 판매한다.
기존 500㎖에서 450㎖로 50㎖ 줄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가격은 기존 2만6334원(출고가) 그대로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측은 "시장 트렌드에 맞춰 용량을 줄이게 됐다"며 "용량에 따른 가격 변동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롯데제과도 빼빼로의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초코 빼빼로는 판매가격 960원(대형마트 기준)을 유지하면서 중량을 52g에서 46g으로 11.5% 줄였고, 아몬드 빼빼로와 땅콩 빼빼로도 중량을 39g에서 32g으로 17.9% 줄였다.
이 외에도 남양유업이 요구르트인 이오20에스(S)의 가격은 1000원을 유지하면서 용량을 150㎖에서 135㎖로 10% 줄였고, 정식품도 베지밀에이(A) 담백한 맛과 베지밀비(B) 달콤한 맛의 가격은 유지한 채 용량만 1000㎖에서 950㎖로 5%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 마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결국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용량을 줄이면서 그만큼의 가격 인상 효과를 본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소비자들은 제품 용량을 줄이면 실제 가격 인상이라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며 "용량을 줄이고 뒤이어 가격을 올리면 사실 가격을 두 번 인상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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