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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 김민기의 첫 금지곡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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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중 ‘꽃 피우는 아이’가 먼저 금지돼…그가 세운 소극장 학전은 예술 학교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긴 밤 지새우고~’로 시작되는 노래 ‘아침이슬’이 45년 전 발표됐다.


노래 ‘아침이슬’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운동가요가 됐고 금지곡으로 낙인이 찍혔다. 민주화 이후 해금된 이 노래는 이번에는 북한에서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아침이슬’을 작곡한 김민기는 민주화운동곡이 된 자신의 이 노래를 듣고 “아, 이건 이제 내 노래가 아니구나하고 그 때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시기는 1987년, 장소는 서울시청 광장이었다. 최루탄에 맞아 숨진 대학생 이한열 노제에서 운집한 군중이 ‘아침이슬’을 합창했다.


김민기는 경기고 때에는 미술반에 들어가 그림만 그렸고, 미대에 진학해서는 노래를 불렀다. 1969년 서울대 미대에 입학한 그는 고교ㆍ대학 동기 김영세(현 이노디자인 대표)와 함께 도비두라는 듀엣으로 활동했다. 또 통기타 가수들의 활동무대였던 명동의 YMCA ‘청개구리’의 무대에 섰다.

‘아침이슬’ 김민기의 첫 금지곡 아니었다 가수 양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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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렵 서강대학교에 다니던 서울 재동초등학교 1년 후배 양희은을 만났고, 그가 양희은을 위해 작곡해준 노래 중 하나가 ‘아침이슬’이었다.


‘아침이슬’은 김민기가 1971년 낸 첫 앨범 ‘김민기 1집’에 ‘친구’ ‘바람과 나’ ‘꽃 피우는 아이’ 등과 함께 담겼다.


◆다른 노래가 먼저 금지돼= 김민기 1집에 실린 노래 중 맨 먼저 방송금지된 것은 ‘아침이슬’이 아니라 ‘꽃 피우는 아이’였다. ‘무궁화꽃을 피우는 아이, 이른 아침 꽃밭에 물도 주었네. 날이 갈수록 꽃은 시들어 꽃밭에 울먹인 아이 있었네’라는 가사가 빌미가 됐다. 1972년 그의 음반은 전량 압수됐고 그는 서울 동대문경찰서로 끌려갔다.


‘아침이슬’은 그러나 음반이 없이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공안당국은 1975년에 구체적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이 노래를 금지곡으로 지정했다. 밤과 태양, 묘지와 이슬을 대비하며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라고 노래하는 가사가 억압하는 체제와의 싸움을 선언하는 것으로 이해되지 않았을까.


민주화 이후 1987년 김민기의 창작곡집 ‘아빠얼굴 예쁘네요’가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서 ‘아침이슬’도 금지곡에서 풀렸다.


북한뉴스 전문 매체 데일리NK 기사에 따르면 이젠 북한 당국이 이 노래를 금지했다. 북한 선전당국은 1996년 “남한 인민들의 반미 데모의 노래”로 ‘아침이슬’을 소개했는데, 이 노래가 유행하면서 분위기가 묘해지자 1998년 금지곡으로 묶었다.


◆ 미대 가서는 노래 불러= 김민기는 경기중ㆍ고 시절 “미술반을 다녔다”고 할 만큼 그림을 그렸다. 그는 지난 4월 한겨레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경기고 미술반이 프라이드가 무지하게 셌는데, 그때 우리 모토가 ‘정물화는 안 그린다’였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조건 화판 들고 나가는 거지. 중학교 1학년 때 미술반 선배가 ‘어디서 사과나 꽃병을 그리고 자빠졌어? 나가!’ 해가지고 남대문 시장 좌판에 가서 그리던 기억이 난다. 그거 때문인지, 내가 만든 노래들은 내가 살면서 어딘가 (현장에) 따라가서 이렇게 그린 거야. (그리는 시늉) 단지 붓이 아니고….”


금지곡이 된 자신의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되자 그는 인천에서 노동자로 지내면서 야학 활동을 했다. 전북 김제로 내려가 농사도 지었다. 그러는 동안 노래 ‘금관의 예수’와 ‘상록수’ 음악극 ‘공장의 불빛’을 작사ㆍ작곡했다.


그는 1991년 대학로에 극단 학전을 설립하고 ‘개똥이’ ‘지하철1호선’ 등 뮤지컬과 연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렸다. 황정민, 조승우, 설경구, 방은진 같은 연기자와 가수 김광석ㆍ유재하가 학전에서 배출됐거나 노래를 불렀다.


‘아침이슬’ 김민기의 첫 금지곡 아니었다 '나는 대한민국' 아침합창단 지휘를 맡은 조영남 / KBS 제공


김민기를 통해 화가가 된 이도 있다. 가수 조영남이다. 조영남은 “미대에 놀러 가면 ‘이 정도 그림은 발가락으로도 그리겠다’고 말하곤 했고 김민기가 그에게 그림을 그려보라고 권유했다”고 들려줬다. 조영남과 김민기가 함께 있으면 조영남은 하루 온종일 그림을 그리고 미대생 김민기는 기타를 쳤다.


김민기가 입대할 즈음 조영남의 작품이 쌓였다. 김민기는 전시회를 제안했고 조영남은 1973년 한국화랑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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