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비정상적인 사태, 기준이 뭐냐" 격론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여야 의원들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결과를 담은 공동보도문 중 '비정상적인 사태'의 기준을 놓고 질문공세를 폈다.

앞서 지난 25일 새벽 남북이 고위급 접촉을 마무리 지으며 발표한 공동보도문 3항에는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의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비정상적 사태'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이 문항이 북한 도발의 재발방지를 의미하는 것인가를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지뢰나 포격·총격 도발은 (비정상적 사태가)명백하지만 미사일 발사, 핵실험은 어떻게 봐야 하느냐"면서 "(남북 공동보도문을)우리는 재발방지라고 해석하는데 협상과정에서 남북이 합의한 내용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또 유 의원은 "통일부가 비정상적 사태에 대해 해설집을 만든다는데 국방부가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정상적 사태를 규정하는 것은 국방부가 중심이 돼야 하는데 정작 국방부는 두루뭉수리하게 말한다"고 따졌다.

같은 당 주호영 의원은 "(비정상적 사태를)정확하게 파악해야 앞으로 비정상적 사태가 생기면 방송을 재개한다는 논리적 근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송영근 의원도 "대북 방송 재개를 비정상적 상황에서 한다고 했는데 정상, 비정상이 무엇이고 누가 판단하느냐"면서 "어떤 것이 비정상적 사태인지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우리가 대북 방송을 중단한 시간에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했다"며 "그럼 비정상적 사태가 발생해 (남측이)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 북한은 동시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겠단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같은 당 김광진 의원은 "김관진 실장과 황병서가 서명한 문서(남북 공동보도문)가 존재하느냐"며 "(남북이)한 문서여야 하는데 북한은 몇 개의 단어를 끼워 넣어서 발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답변에 나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비정상적 사태의) 기본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비정상적 사태에 대한 해석권은 우리에게 있다고 판단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사이버 공격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이 문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 공동보도문 문안은 저희의(국방부) 직접 소관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관계부처·기관과 협의해 보고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