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익 반토막난 CJ오쇼핑, 하반기 패션으로 승부수
구원투수로 투입된 김일천 대표, 실적전환 이뤄낼지 관심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김일천 CJ오쇼핑 대표이사가 하반기매출을 일으킬 주요 사업군으로 패션을 선택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패션 전문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디자이너 콜라보 상품을 내놓는 등 패션 분야 성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왔던 노하우를 최대한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CJ오쇼핑은 올 가을ㆍ겨울 시즌의 패션 카테고리를 전면 개편하고 단독 운영 브랜드를 강화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가을ㆍ겨울 시즌, CJ오쇼핑은 세분화된 카테고리에 맞춰 올 하반기에만 30여개에 달하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홈쇼핑에서 시즌 별 신규 브랜드 론칭이 많아야 평균적으로 10개 남짓인 점을 고려하면 CJ오쇼핑의 이번 신규브랜드 론칭은 역대 최대 규모다.
CJ오쇼핑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네트웍스', '시선인터네셔널' 등 패션 전문 기업과 추가로 손잡고 '와이앤케이'와 '칼리아'를 단독으로 선보이며, 해외 고급 편집샵 중심으로 판매되던 해외 유명 브랜드 '샬라얀', '에스기비엔' 등을 단독 론칭한다.
특히, 패션 브랜딩 역량을 지닌 SK네트웍스와 손잡고 단독으로 선보이는 '와이앤케이'는 지난 2001년 뉴욕에서 론칭한 SK네트웍스의 여성복 브랜드로, 기네스 펠트로와 지젤 번천, 이반카 트럼프 등 뉴욕 패션계의 셀러브리티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프리미엄 브랜드 '미샤'로 유명한 국내 여성 패션 전문기업 시선인터네셔널의 '칼리아'도 CJ오쇼핑을 통해 9월 초 단독으로 론칭된다. '칼리아'는 활동적인 커리어우먼을 위한 트렌디 캐쥬얼 브랜드로, 올 상반기부터 불고 있는 패션 트렌드인 '복고'를 적용해 면 자수 레이스가 포인트로 들어간 트렌치코트와 와이드팬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디자이너 브랜드 신규 론칭도 눈에 띈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양윤호 디자이너와 국내 및 유럽에서 활동하는 박문희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클래식하고 미니멀한 콘셉트의 '윤호문희'를 론칭해 니트와 모피 아이템을 선보이고, 대영제국 훈장을 받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후세인 샬라얀의 컨템포러리 럭셔리 브랜드 '샬라얀'도 소개된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베라 왕의 손길이 닿은 의류 브랜드인 '브이 더블유 베라왕'도 첫 선을 보인다. '브이 더블유 베라왕'은 27일 밤 10시40분 '내츄럴 트렌치 자켓'으로 고객과 첫 만남을 갖는다.
지난 4월 언더웨어 브랜드인 '베라왕 인티메이츠' 론칭 이후 CJ오쇼핑이 '베라 왕'과 손잡고 선보이는 두 번째 브랜드다. 침구 브랜드인 '베라왕 홈'도 10월 신규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CJ오쇼핑은 올 하반기 패션부문에 많은 공을 들일 예정이다. 상반기 가짜 백수오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매출 타격을 입은 만큼 잘하는 분야를 통해 매출 회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CJ오쇼핑은 올 2분기 매출액이 28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나 줄었고 영업이익은 19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0.6% 감소했다.
특히 지난 6월 최악의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임명된 김일천 신임 대표의 본격적인 사업 확대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김 대표는 삼성그룹 출신으로 CJ오쇼핑 해외 사업총괄을 했었고 CJ CGV, CJ푸드빌 등 계열사 대표를 거친 실력자이자 글로벌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인수 CJ오쇼핑 TV사업본부 부사장은 "모든 경쟁사가 패션 강화를 내세우는 만큼 앞으로는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 보장과 차별화가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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