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상반기 수출 1위에 올라섰다. 반기 기준으로 기아차가 현대차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두 번째로 격차는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연간 누적 1위를 달성한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가는 모양새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 상반기 61만1304대를 수출, 60만2566대를 기록한 현대차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한국GM은 지난해보다 7% 빠진 23만5163대를 수출했고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각각 7만5732대, 2만4168대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상반기 수출량은 지난해보다 6% 줄었지만 승용차 58만7652대, 상용차 2만3652대를 해외에 넘기며 현대차(승용차 55만1068대·상용차 5만1498대)를 앞섰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2만5000여대까지 벌어지던 격차는 1만여대로 크게 줄었다.
기아차 수출 실적에는 프라이드와 쏘울, 모닝, K3 등 소형차들이 힘을 보탰다. 국내보다 소형차에 대한 수요가 높은 탓으로 지난해 광주공장 생산량이 50만대에서 62만대로 늘어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모델별로는 프라이드가 상반기 11만1599대를 수출하며 1위에 올랐고 쏘울이 10만4287대로 2위, K3와 모닝이 각각 8만4035대, 8만963대로 뒤를 이었다. 프라이드는 지금까지 총 225만대가 수출돼 기아차 최대 수출 모델로 조사됐다.
수년간 국내에서 독보적 수출 1위를 지키던 현대차가 또다시 2위로 내려간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반조립제품(CKD)을 제외하고 수출 실적을 집계한 1994년 이래 현대차는 1998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하지만 올 상반기 승용차 수출량이 4.6% 빠지며 전체 수출량은 60만대를 겨우 넘겼다. 타타대우와 대우버스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 업체 중 40%를 차지하던 비중도 30%대로 내려갔다. 상용차 부문만 6% 가까이 늘어난 게 전부다.
특히 현대차 대표 수출 차종인 아반떼의 하락세가 큰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 상반기 13만8252대 수출에서 12만5923대로 줄어드는 등 i30와 i40 등 대부분의 차종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SUV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세단에 강세를 보이는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수출 감소세를 크게 겪고 있다"며 "하지만 하반기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새 모델을 계속 출시하고 있는 만큼 4분기 이후에는 수출량 회복이 점쳐진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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