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지난주 국내증시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우려와 중국증시의 혼돈 속에 대북리스크가 겹치면서 대혼란에 빠졌다. 코스피는 연중 저점인 1880선이 무너지며 1870선까지 밀려났고 코스닥은 지난 한주간 15% 가까이 급락하며 폭락장을 경험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이 단기적으로 과하게 나타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급작스러운 위안화 절하 이후 시장이 크게 당황한 측면은 있지만 전반적인 매크로 환경이 폭락을 이끌고 갈 상황까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북리스크는 이미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명목으로 국내증시에 상당부분 선반영된 만큼 지나친 공포심리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증시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개별 악재들의 과도한 움직임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냉정할 필요가 있다. 타로카드 중 쌍검(Two of Swords) 카드는 백척간두의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승부사에게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보여준다.
그림을 자세히보면 큰 검 두자루를 쥔 여인이 눈을 가린채 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뒤로는 바다가 보이니 그동안의 악전고투 끝에 궁지에 몰렸음을 상징한다. 그럼에도 눈에는 안대를 해서 시야를 가리고 있다. 자잘한 움직임에 현혹되지 않고 냉정하게 상황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번 북한리스크도 증시를 크게 포격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역대 북한리스크가 발생할때마다 국내증시는 단기간에 회복세를 보여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993년 북한의 노동1호 미사일 발사 이후 2011년 김정일 사망에 이르기까지 사건 당일 평균 0.63% 하락했지만 3일 후엔 1.93% 상승세를 보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규모 개방경제, 수출주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국내증시 특성상 내부적 요인보다는 글로벌 변수의 파급력이 보다 우세하게 작용한다"며 "일상다반사인 북한군 도발에 놀라기보다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국내 수출주 실적개선 여부로 시선이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고 짚었다.
북한의 내륙포격이 갑작스럽게 이슈들의 블랙홀이 됐지만 단기적 악재임을 감안해 좀더 근본적인 시장 위협요인들에 대해 생각할 시점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리스크와 중국의 경기둔화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이탈이 심화되고 있는 전반적인 글로벌 트렌드를 살피며 신중한 시장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확정실적(Trailing) 기준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금융위기 당시보다 떨어진 상황"이라며 "악재에 놀랄 때가 아니라 코스닥과 중소형주에 대해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며 단기 대안인 저밸류 대형주, 가치주, 배당주 등 안전지대 포트폴리오의 저점매수 기회에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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