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21일(현지시간) 세계 주식시장이 도미노 급락장을 연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국의 불안한 경제성장,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 유럽, 아시아 주식시장이 하락 바통을 주고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계속되는 주식시장 하락으로 세계 400대 부자들의 자산 평가액이 지난 한 주 사이 1820억달러가 증발했다고 집계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530.94포인트(3.12%) 하락한 1만6459.75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171.45포인트(3.52%) 떨어진 4706.04를 기록했다. S&P 500지수는 64.84포인트(3.19%) 하락한 1970.89에 거래를 마쳤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변동성 지수(VIX·공포지수라고도 불림)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46.5% 급등한 28.03을 기록했다. 장중 한 때 28.38까지 치솟기도 했다. 2011년 12월 8일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VIX는 8월 들어서만 100% 이상 급등해 1990년 이후로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을 보였다.
유럽 주식시장도 3% 전후의 낙폭을 나타내며 불안감을 반영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2.83% 하락한 6187.65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는 2.95% 하락한 1만124.52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 역시 3.19% 떨어진 4630.99를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글로벌 경제 불안감에 지정학적 위험도 더해져 일본, 중국, 대만, 한국 등 대부분 국가의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일본 주식시장이 나흘 연속 하락한 가운데 닛케이225지수가 2만선 밑으로 떨어졌다.
세계 경제에 불안감을 주고 있는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도 주식시장 주간 하락폭 12.11%를 기록하며 폭락장 한 가운데 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4.2% 하락한 3508.91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경제성장 둔화, 기업들의 저조한 실적 등이 주식시장을 끌어내려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3500선마저 깨졌다.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만의 주식시장은 지난 4월 고점 대비 22% 빠져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세계 주식시장 급락세가 멈추려면 중국발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소식과 경제지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8월 제조업 경기지표는 중국 경제가 하반기 비틀거려 세계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불안감을 키우고 있어 안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이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1(예비치)이다. 제조업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점 50을 6개월 연속 밑돌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시점인 2009년 수준으로 낮아졌다.
TD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주식 전략가는 "중국발 불안감에 세계 주식시장이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 자산운용의 미사와 준이치 수석 펀드 매니저는 "중국의 경기 불안이 불식되지 않는 한 시장의 혼란은 계속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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