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주주총회 승리 후 日 롯데 개혁 속도
日 롯데홀딩스 지배구조개편·롯데호텔 구주매출여부 확인 등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를 아우르는 '원 리더'로 자리를 공고히 한 후 본격적으로 일본 롯데 챙기기에 나섰다. 지난 13일 출국한 신 회장은 임시주주총회가 끝난후에도 일본에 머무르며 일본 롯데 경영현안을 챙기는 등 최고경영자로서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마친 뒤에도 여전히 일본에 머무르며 현안들을 챙기고 있다. 특히 '신동빈의 롯데'를 대표하게 될 경영 투명화, 개혁작업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7일 임시주총 때 사외이사(사사키 도모코) 선임건과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확인' 건 등 두 가지 안건을 상정, 주주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임시 주총 승리로 '신동빈 식 개혁'에 정당성을 부여받은 신 회장이 '투명롯데'를 위해 선행돼야 할 일본 롯데 지배구조개편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일본에만 이처럼 오래 머문 것은 손에 꼽힌다.
일단 지배구조개편에 대한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낸 만큼 한일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서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개편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홀딩스는 한ㆍ일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롯데홀딩스는 한국 지주사격인 롯데호텔 지분 19.07%를 보유하고 있고 일본 주력 계열 투자회사인 'L2(롯데상사)', 'L3(롯데빙과)', 'L4(롯데물류)', 'L6(일본식품판매)'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또다른 축인 롯데전략적투자회사는 L1(롯데건강산업)과 L7~12를 거느리고 있다. 만약 롯데홀딩스와 롯데전략적투자회사를 합병할 경우 일본 롯데 지배구조가 단순해짐은 물론, 신 회장의 일본 롯데 장악력도 커지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또 한국 롯데 개편을 위해 롯데호텔 지분 90% 이상을 보유한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관계자들과 만나 롯데호텔 상장시 구주매출 여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원톱' 경영에 치중하는 동안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 반격기회를 노리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전날 6시30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주총 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성북동 자택에 기거하면서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신 총괄회장을 수시로 만나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신 총괄회장의 의결권 위임에도 꿈쩍하지 않는 일본 주주들 마음을 돌리기 위해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을 추진할 수 있다. 여전히 한일 롯데에 대한 영향권이 상당한 신 총괄회장이 직접 나선다면 판세가 뒤바뀔 수도 있다.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는 것은 소송카드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줄곧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와 L투자사 대표에 오를 때 신 총괄회장의 위조된 사인이 들어간 위임장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해 법적소송을 불사할 것임을 예고해왔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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