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음주운전 사고를 낸 프로농구 전주 KCC 가드 김민구(24)가 1년 2개월 만에 코트에 복귀했다.
김민구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프로아마 최강전 경희대와의 경기에 4쿼터 교체로 출전 6분51초 동안 뛰었다. 지난해 6월 교통사고로 머리와 고관절 부위를 크게 다쳐 고관절 수술을 받은 뒤 1년 2개월 만에 나선 공식 경기였다. 경기 감각과 체력이 떨어진 가운데도 3점슛 한 개를 성공시켰고, 두 차례 날카로운 패스를 선보이며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사고 직후 병원에 있으면서 막막했다. 텔레비전에서나 볼 법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민구는 "치료와 재활을 하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몸을 회복하고 뛸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 사과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시선을 바라지는 않는다. 변명하지 않고 팬들이 처벌을 원한다면 달게 받겠다"고 했다. KCC 구단은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김민구가 지난 1년간 보낸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고통과 반성의 시간은 그 어떤 징계보다 무거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김민구의 모교인 경희대 김현국 감독(45)은 "다시 뛰는 모습을 보니 먹먹하다"면서도 "아직은 몸의 좌우 균형이 흐트러지고 몸싸움도 힘들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가 재기를 위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민구는 "한 분이라도 응원해주는 팬이 있다면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잘못을 깊이 반성하면서 당당하게 코트에 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2013년 이 대회에서 경희대에 당한 패배(56-70)를 설욕한 KCC는 오리온스-중앙대 경기의 승자와 오는 20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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