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日 언론과 인터뷰 통해 경영권 분쟁 장기화 암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끝날 때까지 결고 끝난 게 아니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이후에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불씨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 회장에게 반격을 예고했다.
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가 일본은 내가, 한국은 동생이 담당하라고 계속 말씀하셨다"며 "일본 사업은 오랫동안 현장을 지켜봐온 내가 이끄는 편이 바람직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결권을 위임한 신격호 총괄회장은 전날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 측이 제안한 의안 2건에 모두 찬성하지 않았다"며 "(경영진 교체 등을 위해)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경영권 분쟁 장기화를 암시했다.
전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어떤 반격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물러났던 것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전날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은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확인' 등을 상정해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절반 이상의 주주들이 신 회장을 지지해 신 전 부회장의 반격 여지가 없었다고 전해진다.
자신이 경영을 맡았던 일본 롯데에서의 패배에 큰 충격을 받고 일단 자리를 떴지만 휴식을 취한 후 이대로 경영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하루만에 소송전을 불사하겠다는 공격적인 태도로 언론에 나선 것이다.
전날 주총 직후 모여든 한국 취재진 앞에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던 그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발언한 것은 평소 일본을 더 우호적이라고 생각해왔던 시각이 여전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한편 이번 주총에 실패하면서 신 전 부회장이 내밀 반격 카드는 소송으로 좁혀졌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들에 대표이사로 등기하는 과정에서 기존 대표이사였던 신 총괄회장의 동의를 얻지 않은 부분 등 적법절차 여부에 관해 문제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 분쟁이 소송전으로 이어지면 결과 발표까지 상당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장기전' 성격을 띨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반(反)신동빈 라인이 다시 세력을 규합하면서 신 전 부회장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두 형제 간 균형을 맞추려 주요 계열사 지분율을 비슷하게 유지해온 만큼 현재 신 전 부회장의 지분에 신 총괄회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지분까지 더해지면 신동빈 회장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롯데쇼핑의 경우 6월말 기준 신동빈 회장은 13.46%, 신동주 전 부회장은 13.45%를 보유해 지분율 격차가 0.01%에 불과하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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