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계양산, 시민에게 돌려줘라"
계양산공원추진위, 기자회견 열고 소송 취하요구
인천시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계획 취소에 반발해 지난해 소송을 제기한 롯데가 최근 대법원에 상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계양산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롯데를 향해 소송을 취하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18일 계양산시민자연공원추진위원회 등에 따르면 롯데는 계양산 골프장 건설 폐지를 결정한 인천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지난해 2월 1심에 이어 지난달 8일 2심에서도 패소했다.
그러자 롯데는 곧바로 지난달 28일 대법원에 상고해 소송을 계속 이어갈 뜻을 밝혔다. 소송 주체는 1·2심 때와 마찬가지로 롯데건설, 롯데상사,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다.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 명의로 1974년 계양산 일대 257만㎡의 땅을 매입하고 1989년부터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재임 중인 2009년에는 계양산에 체육시설로 골프장을 건설하는 도시관리계획이 통과해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기도 했다.
인천시는 그러나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취임한 뒤인 2012년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계양산 골프장 건설계획을 철회했다. 현재 계양산에는 산림휴양공원이 추진되고 있다.
롯데 측은 “안상수 전 시장 재임 당시 적법하게 결정된 골프장 건설 사업을 (시 정부가 바뀌자) 정치적인 목적으로 폐기한 것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롯데가 대법원에 상고하자 시민·환경단체와 지역 정치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인천녹색연합 등으로 구성된 계양산 시민자연공원 추진위원회는 18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고 취하를 촉구했다.
시민추진위는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우수한 생태를 소수의 가진 자만 향유하는 골프장이 아닌 다수의 시민과 자연생태가 공존하는 공원이 시대적 흐름”이라며 “롯데는 즉각 상고를 취하하고 계양산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대국민 사과에서 사회공헌과 사회적책임 프로그램을 확대해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이제라도 공익을 위해 원래부터 모두의 산이었던 계양산을 인천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도 논평을 통해 “계양산은 강화도를 제외한 인천의 도심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시민들에게는 정신적·신체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산이자 인천의 허파”라며 “롯데가 인천시민과 공존하면서 발전하는 방법을 배워 나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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