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출소한 지 나흘만인 17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하고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2년 7개월(926일)간의 긴 수감생활로 건강이 악화됐음에도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경기활성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별도 휴식기간 없이 곧바로 업무에 돌입했다. 이르면 18일 '신(新) SK비전'을 발표하며 개략적인 투자방안과 고용확대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오전 9시55분께 서울 서린동 SK본사로 나왔다. 14일 출소 이후 4일 연속 출근이다.
최 회장은 이날 35층 SK클럽에서 SK하이닉스 등 스펙스추구협의회 소속 17개 주요 계열사 CEO들과 함께 오찬을 나누며 출소 후 첫 대면식을 가질 예정이다. 오찬에는 박정호 SK C&C 대표와 조대식 SK홀딩스 대표를 비롯해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 장동현 SK텔레콤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한 계열사 CEO 및 구성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향후 세부적인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날 오찬 자리에서 투가 계획안이 나올 것인지에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안 그래도 (투자계획 관련해) 결정하거나 논의해보려고 회의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오늘 혹은 내일 중으로 결과가 나오겠냐는 추가 질문에는 "최대한(그렇게 하겠다). 회의는 끝내봐야 하니까"라고 덧붙였다.
이번주 현장 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움직여 보려고 한다"면서 "현장을 가봐야 제가 파악해볼 수 있으니까요"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첫 공장 방문 예정지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 내에 현장을 찾아 사업 현황 등을 살펴보고 추가 투자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최 회장이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한 직후 "에너지·통신·반도체에 모두 역점을 두고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계열사들이 발걸음이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020년까지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과 설비보강 등에 30조~4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매년 5조원 가량씩 연간 설비투자 비용으로 지출해왔다. 최 회장 경영 복귀 이후 추가 장비 구입 및 증설 등이 이뤄지면 최대 50조원까지 투자규모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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