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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926일만에 출소' 최태원 회장 "에너지·통신·반도체 역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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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경기)=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김혜민 기자]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오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0시5분을 기해 의정부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2013년 1월31일 횡령 혐의로 구속된 후 2년 7개월, 926일 만이다.


최 회장은 14일 자정 경기도 의정부 교도소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희끗한 머리에 검은 양복, 검은 뿔테 안경 차림의 그는 100여명의 취재진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무거운 짐을 덜어낸 듯 한결 가벼운 표정이었다.

[르포]'926일만에 출소' 최태원 회장 "에너지·통신·반도체 역점"(종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자정 의정부 교도소를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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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926일만에 출소' 최태원 회장 "에너지·통신·반도체 역점"(종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자정 의정부 교도소를 나와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포토라인 앞에 선 최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며 출소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국가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민들께 사랑받는 SK기업으로 거듭 태어날 것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현장경영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현장경영에 복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최 회장은 "아직 공백이 좀 길기 때문에 파악이 좀 덜돼 있다"며 "시간을 갖고 상황을 파악을 해보고 가능한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사 취지가 경제살리기인데 구체적인 계획이나 어디에 역점을 둘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SK 현황 파악을 좀 해본 뒤에 구체적으로 마련토록 하겠다"며 "아직 파악이 덜 된 부분이 있어 뭐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에너지나 통신, 반도체에 모두 역점을 두고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로 5분 간의 짧은 기자회견을 마친 그는 SK그룹 임직원과 수행원의 보호를 받으며 검은색 에쿠스 리무진에 올라탔다.


13일 낮까지만 해도 햇볕이 쨍쨍하던 의정부 교도소는 저녁들어 빗방울이 떨어지는 짓궂은 날씨로 변했다. 자정 무렵에는 한여름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쌀쌀했다. 현장에는 취재진 뿐 아니라 SK그룹 임직원 10여명 까지 나와 있어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아내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그의 두 딸 등 가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설립에 반대하는 인근 주민 60여 명도 13일 정오부터 나와 화학공장 설립 규탄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이번이 다섯번째로 일부 시민은 마이크를 들고 격앙된 목소리로 반대 발언을 쏟아냈다. 주변에는 경찰차 3대도 배치돼 있었다.


최 회장은 SK그룹 계열사에 펀드 출자한 돈 465억원을 국외로 빼돌려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확정받고 2년 7개월 간 수감생 활을 해왔다. 재벌 총수로서는 역대 최장기간 복역이다.


최 회장은 당분간 건강을 추스린 후 총수 부재로 속도를 내지 못했던 그룹의 해외사업과 인수합병(M&A)을 챙기는 등 그동안 경영공백으로 흔들렸던 그룹 내 분위기를 다잡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면과 함께 복권도 이뤄지면서 최 회장의 그룹내 경영복귀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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