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박준용 기자] 각각 배임등의 혐의로 법정에 섰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의 운명이 광복절 특사에서 갈렸다. 최 회장은 구속된 지 2년 7개월만에 풀려나게 됐고, 김 회장은 집행 유예 상태로 남은 형기를 이어가게 됐다.
최 회장은 2013년 1월 회삿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 넘겨질 때 불구속 상태였던 최 회장은 그해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이후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당시 2009년 7월 횡령ㆍ배임액이 300억원 이상일 경우 징역 4년 이상을 선고하도록 양형기준을 마련한 이후 재벌 총수에게 실형을 선고한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 때문에 그는 1심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된 뒤 2년 7개월째 수감 중이었다. 형기의 절반 이상을 복역해'형기의 3분의 1 이상 복역'인 가석방 요건을 충족한 상황이었다.
김 회장은 차명 소유하고 있던 회사의 빚을 그룹계열사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3500억원대의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2012년 1월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던 김 회장은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파기 환송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아 풀려났다. 개인적 치부를 위한 전형적 범행과는 차이가 있고 꾸준히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당초 알려지던 내용과 달리 김 회장이 특사 명단에서 빠진 것은 두 차례 사면을 받은 전력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1995년과 2008년 두 차례 특사를 받았다. 특사를 두 번 받은 인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등 손으로 꼽을 정도다. 반면 최 회장은 형기의 60%를 채워 특별사면 복수 수혜자에 이름을 올렸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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