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가 14.9% 상승
외국인 전날에만 1171억원 순매수
필리 조선소 역할 커질 것으로 기대
한화오션 주가가 올해 들어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이후로 생산공정 정상화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동맹국과 협력해 미국 해군과 조선업을 재건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주가는 올해 들어 나흘 동안 14.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9% 상승한 것을 고려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은 11%포인트에 달한다. 외국인은 7일 하루 동안 한화오션 주식을 1172억원어치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한화오션은 각종 선박과 군함을 건조하는 조선업체다.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설비(FPSO), 고정식 플랫폼 등 해양설비도 구축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 주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지분 23.14%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을 비롯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보유 지분율은 46.28%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조선업 부문에서의 협력을 당부했다. 지난해 11월6일 윤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국의 건조 능력을 알고 있다"며 "보수와 수리, 정비 분야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개월 뒤인 지난 6일(현지시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선박 건조에 동맹국들 또한 이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지난해 말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 인수를 위한 제반 절차를 마무리했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의 생산 역량과 시장 경험을 기반으로 북미 조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필리 조선소에서 항공모함이나 잠수함, 구축함 일부를 생산해 미국 방위산업체 헌팅턴 잉글스나 제너럴 다이내믹스로 운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세대 콜롬비아급 탄도 미사일 잠수함이나 버지니아급 공격 잠수함,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 또는 구축함 모듈이 될 수도 있다"며 "하도급 과정 수주를 위해 헌팅턴 잉글스,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관계를 구축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증시 전문가들은 외주비, 지체상금 관련 충당금 등 공정 안정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이 감소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 생산공정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환율을 고려했을 때 한화오션은 직전 분기 대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화오션은 건조 지연에 따라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더뎠다"면서 "올해부터 건조 지연 영향을 해소하면서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연간 4~5척 정도의 미국 군함 유지보수 사업 매출이 발생할 것"이며 "특수선 부문에서 올해부터 잠수함 건조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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