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가장 존경하는 선수가 줄리 잉스터(미국)입니다.
1960년생이니까 한국나이로 벌써 56세입니다. 여전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으니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그 선수를 보면서 저도 아이를 낳고, 그 나이까지 운동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요즈음은 국내 무대도 '엄마골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홍)진주(32) 언니와 (안)시현(31) 언니가 변함없는 '엄마 파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엄마골퍼'는 사실 무척 힘듭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요.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월요일이 오히려 더 바쁩니다. 아기를 돌보고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합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기쁘답니다. 진주 언니는 "애를 돌보고, 형부 요리도 해주느라 정신이 없다"면서도 "가족과 함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시현 언니는 대회장에서도 수시로 영상통화를 하고, 휴대전화의 CCTV 기능을 통해 아기가 놀고 있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대회에 나갈 때마다 '엄마, 굿 샷'이라고 해 준다"며 "딸에게 멋진 엄마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두 언니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엄마골퍼'들의 생존 노하우가 있습니다. 대회 기간 중 숙소에서 충분히 쉬면서 체력 회복을 하는 것이죠.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과의 끊임없이 경쟁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최대 관건입니다. 힘들 때는 연습량을 줄이고, 아예 라운드를 포기합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은 "배가 불렀다", "연습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엄마골퍼'가 절대 게으른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투어 발전을 위해, 또 점점 규모가 커지는 KLPGA투어에서 선수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라도 '엄마골퍼'가 필요합니다. 언니들이 꼭 이 자리를 지켜주기를 기원합니다. 대형 루키들이 등장하는 것만큼 언니들이 오래오래 필드를 누비는 것 역시 기쁘고 반가운 일입니다. 저도 결혼 후 언니들의 길을 따를 생각입니다. 언제 결혼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하하. 언니들, 다시 한 번 '파이팅'입니다.
KLPGA투어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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